역사속 오늘

‘트루먼 독트린’ 발표… 미소 냉전시대 개막

1947년 3월 12일,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상하 양원합동회의에 나가 특별히 그리스와 터키를 지목하며 이들 국가에 대한 군사원조를 요청하는 연설을 했다. 지리적으로 동서 유럽의 경계에 위치한 두 나라가 공산주의 세력에 의해 국내외로부터 위협받을 경우 미국은 자유국가를 지키기 위해 양국에 4억 달러의 군사원조를 실시하고 군사고문단을 파견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이었다. 냉전의 시발점이 된 이른바 ‘트루먼 독트린’이 선포된 것이다.

2차대전이 끝나기 전인 1944년 가을에 소련군의 진격으로 독일군이 발칸반도에서 철퇴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난 진공 지대를 친공 레지스탕스 부대가 차지하려 하자 다급해진 처칠은 모스크바로 날아갔고 그곳에서 스탈린과 협상 끝에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소련권에, 그리스는 영국권에, 그리고 유고와 헝가리는 영·소가 공동으로 관할하는 완충지대로 둔다는 데 합의를 보았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그리스에서 영국이 지원하는 아테네 반공정권과 그리스 북부의 친공 게릴라 부대의 내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영국은 1947년 2월 더 이상 그리스 정부군을 원조하지 못하겠다며 발을 빼려했다. 아테네 반공정권이 고립무원의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트루먼 독트린’은 보름 뒤 선포됐다. 트루먼은 연설에서 “무장한 소수와 외부로부터의 압력에 저항하고 있는 자유국가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로써 전통적인 미국의 고립주의는 소멸됐다. 2차대전 중 한때 협력관계였던 미국과 소련의 우호관계를 파기하고 반소·반공 입장의 냉전정책을 보다 확고히 한다는 ‘트루먼 선언’이 발표되자 미 국민들은 열렬히 환영했다. 그러나 이틀 전 모스크바에서 시작된 미국·영국·프랑스·소련 4개국 외무장관 회담은 결렬되었다.

트루먼 독트린에 이어 6월 5일 서유럽의 재건을 돕기위한 ‘마샬 플랜’이 발표되고 공산 진영 역시 ‘몰로토프 플랜’으로 서방세계에 맞섬으로써 포성없는 전쟁 즉 냉전이 시작됐다. 트루먼 독트린은 미소 냉전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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