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러시아 2월혁명 발발… 로마노프 왕조 303년만에 막 내려

1차대전 발발은 러시아를 더욱 궁지로 내몰았다. 개전 1년 만에 15만 명이 전사하고 70여 만 명이 부상한데다 서부 공업지대를 빼앗겨 물자부족과 물가폭등이 야기되었다. 전국 곳곳에서 파업과 시위가 빈발했다. ‘세계여성의 날’이기도 한 1917년 3월 8일(러시아 구력 2월 23일),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의 한 섬유공장 여성노동자들이 “빵을 달라!”며 파업에 돌입했다. ‘2월 혁명’의 봉화가 솟아오른 순간이었다.

날이 갈수록 파업 가담자가 늘어나고 시위 지역도 전 도시로 확산되었다. 군인들도 시위에 가담했다. 위에서 발포명령을 내려도 하늘을 향해 총을 쏠 뿐 진압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심지어 장교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기까지 했다. 2400여 명의 정치범도 풀려나 바야흐로 페테르부르크는 혼란의 늪 속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반란진압을 포기한 군 장군들의 호소에 차르(황제) 니콜라이 2세는 황제직을 포기하고 동생에게 양위하려 했다. 하지만 신변에 위협을 느낀 동생마저 황제직을 거부함으로써 303년 동안 이어온 로마노프 왕조가 막을 내렸다. 3월 16일이었다.

황제가 떠난 자리는 임시정부가 차지했지만, 4월 16일 스위스로 망명했던 레닌이 돌아옴으로써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었다. 도착 이튿날 레닌은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평의회)로!”라는 구호아래 10개항의 ‘4월 테제’를 발표했다. 상황도 레닌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독일군을 상대로 한 임시정부의 무리한 대공세가 참패로 끝나 반전을 외치는 레닌의 입지가 강화되고 육군 참모총장의 쿠데타로 임시정부의 위상까지 흔들렸다. 어느덧 소수파 볼셰비키는 자체 군대까지 보유한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해 나갔고, 10월 혁명을 향한 시계추도 점점 속도를 빨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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