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듀폰 첫 나일론 제품 칫솔 판매

20세기 섬유혁명은 시대를 앞서나간 미국 듀폰사의 안목과 투자, 이에 부응한 월리스 캐러더스(1896~1937)의 끈질긴 노력으로 시작되었다. 캐러더스는 합성고무 ‘네오프렌’을 발명하고 1935년 2월 최초의 합성섬유 ‘폴리머 66’을 개발한 듀폰의 연구책임자였다. 듀폰은 이 합성섬유가 ‘나일론’이라는 자기 이름을 갖기도 전인 1938년 2월 24일 첫 상품으로 칫솔을 시판했다.

그전까지 사람들은 주로 돼지털로 된 칫솔을 사용했다. 15세기 말 중국 황실에서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돼지털이 실로 450여 년만에 인간의 ‘이(齒)’와 작별을 고한 것이다. 캐러더스는 1년 전 자살, 새 합성섬유에 대한 찬사를 들을 기회를 놓쳤지만 듀폰은 일사천리로 상품화에 박차를 가했다.

듀폰은 1938년 10월 27일, 합성섬유의 이름(브랜드)을 ‘나일론(Nylon)’으로 정하고 이를 이용한 본격적인 상품화 계획을 발표했다. 1년 뒤인 1939년 10월 24일 나일론의 이름을 빛내줄 여성용 스타킹이 델라웨어주 윌밍톤에서 첫 선을 보이고 1940년 5월 15일부터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강하다”는 선전문구와 함께 전국 주요 도시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나일론 시대’의 개막이었다.

실크보다 질기고 면보다 가볍고 신축성까지 있는 나일론은 스타킹을 위한 최상의 소재였다. 당시 나일론 스타킹 한결레 가격은 1.15달러에서 1.35달러 사이. 실크 스타킹보다 2배가량 비쌌지만 내구성이나 착용감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첫 한 해동안 팔려나간 나일론 스타킹은 총 6400만 켤레나 되었다. 2차대전 때는 낙하산과 텐트 등 군용으로도 쓰여 승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국의 ‘코오롱(KORLON)’은 이 회사의 뿌리기업인 한국나일롱이 1963년에 처음 생산한 제품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국(Korea)’과 ‘나일론(Nylon)’의 합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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