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바티칸시국(市國), 이탈리아에서 독립

1929년 2월11일, 이탈리아와 오랫동안 반목하고 대립해 온 로마 교황청이 이탈리아 정부와 ‘라테라노 조약’을 체결, 독립국가 바티칸시국(市國)으로 다시 태어났다. ‘라테라노’는 가톨릭이 유대교와 이슬람 신자들을 이단으로 간주한 뒤, 박해하기 시작한 1215년의 ‘라테라노 공의회’가 열렸던 궁전 이름이다. 조약은 교황 피우스 11세를 대신해 교황청 국무장관 피에트로 가스파리 추기경과 이탈리아 총리 베니토 무솔리니가 서명했다.

로마 교황령이 이탈리아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은 1870년 이탈리아 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로마를 점령한 뒤 교황 피우스 9세의 세속적 지배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였다. 피우스 9세는 로마의 강점(强占)을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바티칸의 수인(囚人)’을 자처하며 비타협적인 자세를 견지했고 뒤를 이은 교황들도 마찬가지였다.

59년간의 갈등 해소에 나선 사람은 1922년에 로마로 진군, 이탈리아의 새로운 실력자로 떠오른 무솔리니였다.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가 절실했던 그는 가톨릭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무솔리니는 가톨릭을 이탈리아 유일의 종교로 인정하고 바티칸시국에 대한 교황청의 주권을 인정하며 몰수한 교회재산도 돌려줬다. 교황도 이탈리아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으로 화답하므로써 무신론자인 무솔리니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시켜주었다. 윈·윈(WIN·WIN)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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