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비틀스 미국 상륙

↑ 미국 도착 이틀 후 CBS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한 비틀스 (1964년 12월 9일)

 

1964년 2월7일 낮 1시반의 미국 케네디공항. 영국의 4인조 그룹이 공항출구를 빠져나오자 공항을 가득메운 3000여명 소녀들의 괴성과 휘파람이 그들을 맞았다. 20세기 청춘문화의 상징 ‘비틀스’가 미국 정벌에 나선 것이다. 9일 밤 이들이 출연한 TV프로그램 ‘에드 설리번쇼’는 7300만명의 미국인이 시청할 정도로 대성황이었다. 그 해 미국은 청소년층이 전체 미국 인구의 최대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들은 포크송과 트위스트에 식상해 있었다. 더구나 케네디 대통령의 피살 후 새로운 영웅을 갈구하고 있던 그들에게 비틀스의 등장은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

비틀스는 “영국 가수는 미국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미 가요계의 징크스를 보기좋게 깨뜨리며 2월 첫 주에 전미 히트차트 1위에 오르더니 4월4일의 빌보드 차트 랭킹 1∼5위에는 자신들의 이름만 보이도록 했다. 미국에 상륙했던 그 해에만 18주동안이나 전미 차트 1위를 독점했다. 미국 싱글 레코드 판매의 60%를 비틀스가 차지하고 이들의 헤어스타일, 인형, 기타 등도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영국 총리 흄은 “영국을 외환위기로부터 구해낸 비밀무기”라는 자랑을 늘어놓았다.

비틀스의 깃발을 처음 올린 인물은 존 레넌이었다. 고등학생 때인 1956년에 ‘퀴리멘’이라는 록그룹을 조직한 그는 곧 폴 매카트니(1957년), 조지 해리슨(1958년)을 합류시켜 영국 리버풀과 독일 함부르크를 오가며 명성을 쌓아갔다. 마지막으로 링고 스타의 합류로 진용이 갖춰지자 19∼22세 더벅머리 4인조는 1962년 EMI사와 계약을 맺고 비틀스 이름으로 데뷔 싱글앨범 ‘Love Me Do’를 발표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전세계에 과시했다. 1970년 4월10일 해체돼 전설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9년간 공식적으로 211곡을 발표하며 전세계 팬들을 열광과 흥분으로 몰아넣었다. 팔려나간 앨범 만도 20세기 최대 음반판매를 기록한 1억 6000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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