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미국의 대표적 신문재벌의 딸 패트리샤 허스트 피랍

↑ 은행습격에 가담한 패트리샤 허스트

 

1974년 2월4일,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집안의 딸인 패트리샤 허스트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한 아파트에서 공생해방군(SLA)에 의해 납치됐다. 패트리샤는 오손 웰스가 감독한 영화 ‘시민 케인’(1941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미국 신문왕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손녀이자 신문재벌 애퍼슨 랜돌프 허스트의 셋째 딸로 당시 나이 20세였다. SLA는 7마리의 코브라 머리를 심볼마크로 삼고있는 과격 도시게릴라 단체였다.

2월12일 허스트가(家)는 “캘리포니아주의 모든 빈민층에 1인당 70달러 분의 식량을 지급하라”는 이들의 요구를 받고 200만달러 상당의 식량상자 9만개를 빈민들에게 제공했다. 그러나 4월3일 “식량배급은 사기” “나는 달라졌다. SLA에 계속 남아 투쟁하겠다”는 그녀의 육성녹음 테이프가 전투복을 입고 기관총을 든 사진과 함께 허스트가에 배달되자 가족들은 경악했다. 더구나 체 게바라의 여자친구 이름 ‘타니아’라는 가명으로 행세하며 SLA 요원들과 함께 은행을 터는 모습까지 목격돼 충격을 더해주었다.

결국 FBI의 집요한 추적 끝에 1년 7개월만인 1975년 9월18일에 3명의 게릴라와 함께 체포됨으로써 미국 역사상 가장 길고 기이했던 수사극도 592일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패트리샤는 법정에서 “나는 납치범들에게 윤간을 당했으며 그들이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해 은행강도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기 부모의 자본가적 범죄를 고발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도 “강압과 세뇌에 못이겨 녹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그녀에게 7년형을 선고했다. 곧 보석으로 풀려난 패트리샤는 자신의 경호원과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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