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임꺽정 처형 

조정의 부패와 관리들의 수탈이 극에 달하고 수년간 계속된 흉년으로 양민들이 유랑민이나 도적으로 내몰리던 조선 명종 때, 경기 양주의 백정 임꺽정(林巨正)도 그 어수선한 틈을 타 전국 각지를 넘나들며 탐관오리를 응징하기 시작했다. 점차 세력이 커져 황해도 구월산에 둥지를 틀고, 경기·황해·평안·강원 심지어 서울에까지 출몰해 관아를 습격하고 서울로 가는 봉물을 빼앗아 피폐한 백성들에게 나눠주자 사람들은 그를 ‘의적(義賊)’이라 치켜세웠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민심을 흉흉하게 하는 도적”이라며 그를 잡아들이라는 엄명을 수차례 내렸고 결국 임꺽정은 수배령 3년만에 체포되어 1562년 1월3일 죽임을 당했다. 잊혀진 임꺽정이 20세기 들어 되살아난 것은 홍명희가 조선일보에 연재한 소설을 통해서였다. 1928년 11월부터 1939년 3월까지 연재된 ‘임꺽정’은 독자들로부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홍명희가 신간회 사건으로 투옥되었을 때도 옥중에서 집필했을 만큼 소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앞시대의 홍길동, 뒷시대의 장길산과 함께 그를 ‘조선의 3대 도적’으로 평했다. 임꺽정은 변신술도 능했던지 영화, TV드라마, 만화영화는 물론 PC게임의 주인공으로도 활약했고, 최근에는 ‘임꺽정 공원’ ‘임꺽정 쌀’로도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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