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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용인 광교산] 지하철과 버스를 활용한 들머리 네 곳과 12㎞ 종주길을 소개합니다

↑ 광교산 정상

 

by 김지지

 

☞ 내맘대로 평점(★5개 만점). 등산요소 ★★★ 관광요소 ★★

☞ 12㎞, 5시간

☞ 반딧불이 화장실~형제봉~비로봉~시루봉(정상)~수지생태공원(수지성당)

 

■광교산은

경기 광교산(582m)은 수원시 장안구 상광교동과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고기동에 걸쳐 있는, 수원․용인 시민들에겐 휴식처 같은 산이다. 한남정맥의 주능선인 형제봉~비로봉~시루봉(정상) 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수원, 동쪽은 용인 땅이다. 한남정맥은 백두대간 13정맥 중 하나로, 속리산에서 시작된 한남금북정맥이 경기 안성 칠장산에서 한남과 금북으로 갈라진 뒤 서북쪽으로 돌아 안성, 용인, 안산, 인천을 거쳐 김포 문수산까지 이어진다. 한남정맥 중 가장 높은 봉우리가 광교산이다. 해발고도는 적당하고 경사는 완만하고 지질은 흙산이어서 동네 뒷산 느낌을 준다. 수원과 용인 시민에겐 서울시민의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청계산 처럼 친숙하다. 다만 정상(시루봉)을 지나는 종주는 거리가 10~13㎞나 되고 산행에만 5~7시간이 걸려 산행 초심자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형제봉에서 바라본 비로봉(가운데)과 오른쪽 시루봉(정상) 능선

 

■주요 들머리 네 곳

광교산에는 수원과 용인 시민들이 거주지에서 바로 오를 수 있는 코스가 10여 곳 이나 된다. 코스에 따라 거리도 다양하다. 하지만 버스든 택시든 지하철이든 교통편을 이용해 광교산에 오르려는 외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들머리는 몇 곳 안된다. 그중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용이한 주요 들머리는 ①수원의 광교저수지 부근 반딧불이 화장실과 경기대 정문 ②수원의 상광교동 버스 종점 ③용인 풍덕천동의 수지성당(수지생태공원)이나 방죽골공원 ④용인 이의동의 열림공원 정도다. 엄밀히 말하면 내가 경험한 바가 이렇다는 것이지 내가 알지 못하는 코스가 더 있을 것이다.

광교산 등산로

 

▲들머리1 : 반딧불이 화장실 혹은 경기대 정문

반딧불이 화장실은 광교저수지 바로 앞에 있다. 들머리는 화장실 바로 옆이다. 승용차를 타고 갈 경우 광교저수지 바로  옆에 광교공원 공영주차장이 있으므로 그곳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휴일에는 만차인 경우가 많으므로 그럴 때는 바로 옆 경기대 정문 안으로 들어가 주차하면 된다. 물론 두 곳 모두 유료다. 대중교통은 수원 13번 버스가 유일하다. 정류장 이름은 광교산 입구 혹은 경기대 수원 캠퍼스다. 버스 노선은 인터넷에서 ‘수원 13번 버스’를 검색하면 된다.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광교역(신분당선)에서 버스를 타고 경기대(후문) 앞에서 내려 걸어간다. 15분~20분이면 닿는다. 경기대 정문 들머리는 정문 안 왼쪽 편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반딧불이 화장실 들머리

 

반딧불이 화장실과 경기대 정문 들머리는 600여미터를 5분 정도 올라가면 합류하므로 어디로 올라가든 상관없지만 비교적 경사가 있는 시멘트 길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경기대 보다는 숲길을 지나는 반딧불이 화장실이 좋아 보인다. 등산로는 단순하다. 안내판까지 완벽해 눈을 감고 가지 않는 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들머리에서 출발해 본격적인 능선에 붙게 되는 백년수정상까지는 넉넉잡아 1시간 정도면 된다. 전체적으로 가파르지 않고 흙길이어서 쉬엄쉬엄 오르기에 좋다. 이후 백년수정상 →(0.4㎞/20분)← 형제봉 →(1.4㎞/40분)← 비로봉 →(1.2㎞/40분)← 광교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경기대~백년수정상 2.9㎞를 합하면 정상까지 거리는 6㎞ 정도이고 소요시간은 2시간30분~3시간 정도다. 능선 중간중간마다 연결된 산길이 많다. 수원을 기준하면 문암골(백년수정상과 연결)과 광교수련원(양지재와 연결), 용인을 기준하면 성복동 등이다.

경기대 정문 안 들머리

 

▲들머리 2 : 수원의 상광교동 버스 종점

상광교동 버스 종점은 광교저수지를 지나는 수원 13번 버스 종점을 뜻한다. 버스를 타면 광교저수지에서 10분 정도 걸린다. 승용차를 타고 갈 경우 주차장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종점 끝 광교헌농원(음식점)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기는 한데 음식점을 이용하지 않는 등산객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힌트를 하나 주면 광교저수지 앞에 있는 자전거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종점에 있는 자전거대여소에 반납할 수 있다. 종점에도 이름이 예쁜 다슬기 화장실이 있고 광교산 정상에서 통신대를 거쳐 하산할 때도 지지대 화장실이 있다. 여기에 반딧불이 화장실까지 있어 혹자는 ‘광교산 산행은 화장실에서 시작해 화장실로 끝난다’고 산행코스를 설명하기도 한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2개 길이 있다. ①종점~사방댐~노루목~정상(2.5㎞) ②종점~사방댐~절터약수터~억새밭~노루목~정상(3.0㎞)이다. ①코스는 1시간 정도 걸리고 억새밭을 경유하는 ②코스는 20분 정도 더 해야 한다. 반딧불이 화장실로 올라가 이곳 종점으로 하산할 경우 앞서 언급한대로 자전거를 빌려 반딧불이 화장실까지 가는 것도 방법이다. 정상에서 하산할 때 노루목이나 억새밭으로 하산하지 않고 억새밭을 지나 통신대~통신대헬기장~광교헬기장을 거쳐 지지대로 내려가는, 7㎞ 코스도 있으나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게 흠이다.

상광교동 종점 들머리

 

▲들머리 3 : 용인 풍덕천동의 수지성당(수지생태공원)이나 방죽골공원

이 코스는 수지구청역(신분당선)에서 멀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3번 출구로 나와 수지근린공원을 지나 방죽골공원(수지삼성래미안 1차아파트 옆)이나 수지성당(수지생태공원)에서 올라간다. 입구에 안내판이 있다. 수지성당과 수지생태공원은 골프연습장을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 외지인이 접근하기 쉬운 곳은 수지생태공원이지만 광교산 표지판 대부분엔 수지성당으로 표기되어 있다. 광교산 정상까지 거리는 6.8㎞다. 코스는 수지생태공원에서 4.0㎞ 떨어진 신봉터널 위 소말구리 고개 말고 딱히 특기할 만한 곳이 없어도 그냥 안내판을 따라 가면 정상으로 이어진다. 3~4시간 걸린다. 이 코스도 중간중간 내려가는 코스가 많다. 신봉동, 동천동, 법륜사, 미륵사 등이다. 이 코스가 특히 매력적인 것은 일부 구간에 경사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데다 흙길이어서 거의 산책길 수준이라는 것이다. 걷는 맛에 관한 한 광교산 최고 길이다.

수지생태공원 들머리

 

▲들머리 4 : 용인 이의동의 열림공원

이 코스는 광교역(신분당선)에서 멀지 않다는 점이 장점이다. 광교역에서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인 열림공원까지 거리는 1㎞이고 20분 걸린다. 이후 열림공원 →(0.8㎞)← 형제봉 →(1.4㎞)← 비로봉=종루봉 →(1.2㎞)← 시루봉(정상)으로 진행한다. 광교역 2번 출구로 나와 영동고속도로 아래 의상교지하차도로 들어가면 차도 벽에 지도가 붙어있다. 상가, 아파트, 중학교, 체육센터를 지나 열림공원까지 1㎞ 길을 알려준다. 그곳에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되므로 지도를 잘 살피고 가는 것이 좋다. 만약을 위해 지도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열림공원까지 별 문제 없이 진행된다. 지도에 표시된 열림공원 방향 길은 2개다. 그 중 지하차도에서 나와 만나는 다리를 건너 왼쪽의 하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광교웰빙국민체육센터~열림공원바닥분수를 지나는 코스가 덜 헷갈린다. 산행의 본격적인 들머리는 열림공원 유아숲체험원이다.

열림공원 들머리

 

■경기대(반딧불이 화장실) 혹은 열림공원에서 수지성당(수지생태공원)까지 종주

 

▲들머리~형제봉

이 글에서는 경기대(반딧불이 화장실)나 열림공원에서 출발해 형제봉~비로봉~시루봉(정상)~수지성당(수지생태공원)으로 하산해 인근의 수지구청역에서 귀가하는 코스를 소개한다.

종주 코스

 

들머리에 해당하는 경기대 정문과 반딧불이 화장실은 출발 후 0.6㎞ 지점에서 만난다. 합류 길은 열림공원에서 출발한 길과 이의동갈림길에서 만나 정상까지 이어진다. 경기대에서 정상까지는 6.0㎞, 열림공원에서 정상까지는 4.2㎞이고 정상에서 수지성당(수지생태공원)까지는 6.8㎞이므로 전체 거리는 11~13㎞ 정도다. 등산길은 시작부터 둘레길 수준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흙길이고 소나무숲을 관통하니 걷는 맛이 좋다. 길을 가다보면 천년수약수터(용인시)와 백년수약수터(수원시)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광교산은 수원천의 발원지 답게 두 지자체가 관리하는 약수터가 10개 이상이다. 이의동갈림길까지 열림공원(이의동)에서는 0.8㎞, 경기대에서는 2.6㎞다. 안내판에 표시된 이의동 방향이 열림공원 방향이라는 것을 외지 사람들은 모를테니 이의동과 열림공원을 병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의동갈림길을 지나 소나무와 활엽수가 조화를 이룬 쾌적한 숲길과 나무데크를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니 형제봉 아래 소나무숲 쉼터다. 형봉과 아우봉이 나란히 마주보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형제봉(448미터)에 서면 멀리 1.4㎞ 떨어진 비로봉 정상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시로봉(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이 좌우로 뻗어있다. 그 사이로 광교산 정상에서 백운산 방향으로 가는 길에 세워져있는 2개의 거대 송신소 탑이 하늘을 향해 솟아있다. 형제봉에서 비로봉(종루봉)까지는 1.4㎞ 30~40분, 정상인 시루봉까지는 2.5㎞ 1시간 10~20분 정도 걸린다.

형제봉 정상석(왼쪽)과 비로봉(종루봉) 망해정

 

▲형제봉~비로봉(종루봉)

형제봉을 떠나 소나무가 멋진 데크계단으로 5분 정도 내려가면 데크 조망대 쉼터이고 5분 더 내려가면 양지가 바른 곳이라고 해서 양지재다. 주변에 10기 정도의 무덤이 있는데 주변이 널찍해 등산객들이 묘소 주변 풀밭에 앉아 도란도란 담소하고 식사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뒤이어 5분 정도 데크길을 오르니 김준용 장군 전승비가 70미터 아래에 있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병자호란 때 광교산에서 청나라 군사를 물리쳤던 김준용 장군의 전승을 기념해 자연암반에 전공을 새긴 것이다. 김준용은 전라도 병마절도사로 재임하던 중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병사를 이끌고 올라와 광교산에서 격전을 벌여 청태조(누루하치)의 사위인 양고리 등을 포함해 수많은 적병을 살해하고 청나라 군사를 크게 무찔렀다.

광교산은 이처럼 병자호란 때 조선군의 유일한 승전보를 올린 곳이면서 6․25전쟁 때는 서울을 재탈환하기 위한 방어선 진지가 구축되었던 전적지이기도 하다. 6․25전쟁 당시 광교산은 국군과 유엔군이 서울을 재탈환하고자 진격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의 현장이었다. 광교산 아래 수원이남 지역인 화성·평택·천안까지는 높은 산이 없는 광활한 평야지대여서 상대적으로 고지대인 광교산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다. 광교산 전투는 1951년 1월 30일부터 2월 10일까지 칠보산·광교산·관악산을 연결하는 선을 따라 벌어졌다.

김준용 장군 전승비

 

김준용 장군 전승비를 지나면 급경사 오르막 전에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100미터 정도 올라가면 형제봉을 지나 토끼재로 내려가고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토끼재로 이어진다. 그런데 안내판에는 왼쪽길에 형제봉만 표시하고 토끼재를 표시해놓지 않아 등산객은 종루봉이 얼마나 멋진 조망처인지도 모르고 힘들다는 생각에 종루봉은 포기하고 ‘토끼재 0.3㎞’라고 표시한 오른쪽 길로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종루봉에 오르면 새로운 조망이 펼쳐지므로 급경사이긴 하지만 거리가 짧으니 필히 왼쪽으로 올라갈 것을 권한다. 종루봉(비로봉)에 오르니 형제봉에서 1.4㎞를 걷는데 35분 걸렸다.

종루봉에는 망해정 이름의 정자가 있다. 신라 대학자 최치원(857~?)이 당나라 유학 후 29세에 돌아왔으나 신라에서는 말단 6두품 밖에 할 수 없어 관직을 버리고 전국 곳곳을 주유하던 중 광교산 문암골에 머물며 종루봉에 올랐을 때 이곳에 종과 종루가 있는 것을 보고 서해를 바라보며 “종은 있지만 울릴 사람이 없으니 종과 자신의 신세가 같다”고 한탄했다고 해 ‘망해정(望海亭)’으로 불렸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종루봉 이후 길은 한동안 평탄하다가 정상 아래 100미터 지점에서 경사가 시작된다. 시루봉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왼쪽으로 진행하면 1.8㎞ 거리에 백운산이 있다. 백운산까지는 노루목 대피소~노루목~억새밭~송신탑~통신대를 거친다. 중간에 노루목과 억새밭에서 상광교동 종점으로 내려갈 수 있다. 종루봉에서 시루봉 정상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시루봉은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속한다. 형제봉에서 정상을 바라보면 마치 떡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름이 시루봉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종루봉 비로봉 시루봉처럼 이름에 ‘루’ ‘로’가 많아 헷갈리다는 것이다. 종루봉과 비로봉은 같은 봉우리이니 한 이름으로 통일하면 좋을 것 같다.

시루봉은 광교산의 주봉답게 사방에 시원한 조망을 펼쳐 놓았다. 군포의 수리산부터 의왕의 모락산까지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좋을 때는 서해의 섬들까지 가시권에 놓인다는데 내 안목으로는 식별할 수 없다. 겨우 확인한 것은 멀리 우측이 청계산 능선이고 왼쪽이 관악산 능선이라는 것이다.

광교산 정상에서 바라본 관악산 능선(멀리 왼쪽)와 청계산 능선(오른쪽)

 

▲시루봉 정상~수지성당

정상에서 수지성당까지는 6.8㎞ 거리다. 고도가 높지 않은 산의 능선이 7㎞나 된다는 것은 그만큼 완만하다는 걸 의미한다. 예상대로 하산은 완만한 길의 연속이다. 고도는 시나브로 낮아진다. 숲속에 잘 다져진 호젓한 길을 룰루랄라 하면 걸으니 행복감이 밀려온다. 짧지 않은 능선에 이런 평지길이 있다는 것은 용인시민에겐 행운이다. 중간에 용인시 동천동과 신봉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정상에서 50분 정도를 걸어가니 능선 아래를 횡으로 관통하는 신봉터널 위 고개다. 현지 표지판에는 없지만 지도에는 소말구리 고개로 표시된 곳인데 북쪽의 동천동과 남쪽의 신봉동을 이어주는 야트막한 고갯길이다. 사실 몰라서 그렇지 이미 등산객들은 용서고속도로의 동천터널 위를 걸어왔다. 소말구리 고개에서 한동안 올라가다가 지칠 즈음 맷돌바위 쉼터와 중손고개 쉼터가 나온다. 길은 여전히 평탄하고 순한 숲길이어서 계속 행복감을 느끼며 걷는다. 수지성당 옆 수지생태공원에 도착하니 2시간 남짓 걸렸다. 경기대 출발 기준 5시간 걸렸다. 이곳에서 수지구청역까지는 걸어서 15~20분 정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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