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박스

[김상옥 열사 의거 100주년] ‘일제 경찰의 심장부’인 종로경찰서에 폭탄 던지고 총격전 벌이다 10여 발의 총탄 맞고 끝내 자결한 항일 투사

↑ 김상옥 열사

 

by 김지지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은 일제에 중대 사건

일제하 서울의 종로경찰서는 일제 경찰력의 심장부이자 조선인을 고문하고 탄압한 강압 통치의 상징이었다. 1920년대  종로경찰서는 현재 종로2가 서울YMCA 건물 바로 옆에 있던 서양식 2층 건물이었다. 미국인 콜브란의 한성전기회사가 1901년 준공한 사옥을 매입해 경찰서로 사용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이 악명 높은 종로경찰서 서편 담벼락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물이 터진 것은 1923년 1월 12일 저녁 8시 10분경이었다. 폭발로 건물의 일부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고 경찰서 게시판과 벽 일부가 무너졌다. 다친 사람은 애꿎게도 모두 민간인이었다. 부근을 지나가던 매일신보 직원 5명은 파편을 맞아 병원으로 실려가고 기생 1명과 하인 신분의 소녀 1명은 부상이 경미해 간단한 치료 후 귀가했다.

퇴근 후 일어난 일이라 피해가 이 정도에서 그쳤지만 일제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대 사건이었다. 총독부와 경찰은 경성 시내 한복판에서, 그것도 총독부의 대표적 통치기구인 경찰서가 폭탄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내 요소요소에 경계망을 펼치고 수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했으나 폭탄을 던진 사람을 목격했다는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삼판통(현재 후암동) 304번지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가 들어왔다. 일경은 첩보를 토대로 탐문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그 집은 고봉근의 집이고 고봉근의 손윗 처남인 김상옥이 은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상옥이라면 일경도 잘 알고 있었다. 3년 전 수배 대상자에 올랐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 종로경찰서 모습

 

항일운동 조직 ‘혁신단’ 결성하고 지하신문 ‘혁신공보’ 발간·배포

김상옥은 서울 종로구 효제동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집안 탓에 어려서부터 직공이나 대장장이로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15세 되던 해에 동대문교회 부설 야학교에서 배움의 갈증을 달래고 민족의식에 눈을 떴다. 주경야독하는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 19세에 대장간을 차리고 22세에 창신동에 ‘영덕 철물상’이라는 번듯한 2층 가게를 냈다. 23세이던 1913년 한훈 등 동지들과 ‘대한광복단’을 조직하고 그해 10월 동대문교회에서 정진주와 결혼했다. 둘 사이에 1남 1녀가 태어났다.

경제적으로는 먹고살 만 했다. 하지만 일제의 국권 침탈과 강압 통치에 대한 분노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26세이던 1916년 한훈 등과 전남 보성군 조성면의 헌병대를 기습, 무기를 탈취하고 반민족분자 2명을 처단했다. 1918년 일본 상권에 맞서 조선물산장려운동에 앞장서고 1919년 3·1운동 때 파고다공원에서 독립 만세를 외쳤다. 1919년 4월 1일에는 동대문교회 청년부 학생들과 함께 항일운동 조직인 ‘혁신단’을 결성하고 사재를 털어 지하신문 ‘혁신공보’를 발간했다. 1919년 8월 체포되어 종로경찰서에서 고초를 겪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40여 일 만에 풀려났다.

김상옥은 더 적극적인 투쟁 방법을 모색했다. 1920년 1월 혁신단의 여성단원 이혜수의 종로구 효제동 집에 동지들과 비밀리에 모여 총독, 고관, 친일파를 처단하기로 뜻을 모으고 암살단을 조직했다. 당시 북만주 일대에서 항일 투쟁을 벌이고 있던 김좌진의 북로군정서에서 권총 3정과 탄환 300발을 지원받아 북한산 깊숙한 곳에서 사격술도 연마했다.

그러던 중 미국 상하원 의원단과 가족 등 40여 명이 중국을 거쳐 1920년 8월 24일 경성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상옥은 입국에 맞춰 행사장에 나올 사이토 마코토 총독을 비롯 일제 고관들을 처단함으로써 일제의 침탈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일경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해 예비검속을 실시했다. 시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인물들을 사전에 잡아들여 감금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김상옥도 혁신단 사건 이후 경찰의 요시찰자 명부에 오른 터라 예비검속 대상자였다.

 

#김상옥 #종로경찰서 #폭탄 #자결 #의열단 #밀정

 

☞ 전문(全文)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클릭!!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