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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내연산] 내연골 12폭포 탐방 계곡길… 관음·연산폭포와 선일대·소금강 전망대가 백미(白眉)이지요

↑ 관음폭포와 구름다리

 

by 김지지

 

☞ 내맘대로 평점(★5개 만점). 등산요소 ★★ 관광요소 ★★★

☞ 코스와 거리 : 총 8~9㎞

보경사 → 상생폭포 → 보현암 → 관음․연산폭포 → 선일대전망대 → 은폭포 → 소금강전망대 → 보현암 → 보경사(원점회귀)

☞ 산행 시간 : 4~5시간

 

2021년 5월 초, 내연산의 문수봉(628m)과 삼지봉(711m)에 오른 뒤 지능선인 미결등 코스를 타고 내연골 계곡으로 내려와 하산했을 때 내연골의 주요 폭포들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산행 시간이 지체되어 날이 어둑어둑해진 데다 관음폭포 위 구름다리 보수 공사로 보현암에서 구름다리 방향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결국 내연산의 백미인 관음폭포와 연산폭포 그리고 구름다리를 보지 못하고 선일대에도 오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2021년 9월 20일 아내와 내연산을 다시 찾았을 때는 12폭포만 집중적으로 탐방하고 선일대 정상에 올라 길게 이어진 내연골을 내려다보기로 했다. 5월 산행 때 소금강전망대에서 기암절벽인 선일대를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던 터라 선일대 정상에서 바라보는 소금강전망대도 궁금했다.

 

■내연골 12폭포

내연산(內延山)의 내연골은 10㎞가 넘는 골짜기다. 그 안에 크고작은 폭포가 12개나 된다. 내연골에는 다른 지역의 산에서는 폭포라고 이름붙여도 무방한 폭포가 더 있으나 고유 이름을 갖고 있는 폭포는 12개 뿐이다. 하나의 계곡에 이처럼 많은 폭포가 발달한 경우가 국내에 또 있을까 싶다. 그 덕에 내연산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폭포 명산으로 자리매김했다. 12폭포 중 백미는 100~200m 높이의 기암절벽을 양옆에 끼고 있는 관음·연산폭포다. 12개 폭포 높이는 7∼30m다. 문화재청이 2021년 9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으니 곧 명승 반열에도 오를 것이다.

12폭포 이름을 나열하면, 내연골 하류에서부터 상생폭포(제1폭), 보현(2폭), 삼보(3폭), 잠룡(4폭), 무풍(5폭), 관음(6폭), 연산(7폭), 은(8폭), 복호1(9폭), 복호2(10폭), 실(11폭), 시명(12폭) 순이다. 제1폭(상생폭포)부터 제8폭(은폭포)까지는 계곡 옆 등산로에 가까이 있고, 나머지 4개 폭포는 등산로에서 100~200m 떨어져 있다. 계곡 출발지에서도 거리가 멀다. 그래서 등산객이든 관광객이든 계곡 출발지인 보경사에서 2.9㎞가량 떨어진 연산폭포(제7폭)까지만 갔다가 발걸음을 되돌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호기심 많은 탐방객은 그곳에서 1.3㎞ 거리의 은폭포(제8폭)까지 다녀온다. 내연산 안내판에 표시된 거리가 워낙에 들쑥날쑥이어서 정확치는 않지만 보경사에서 상생폭포까지는 1.7㎞, 관음폭포 2.6㎞, 연산폭포 2.9㎞다. 쉬엄쉬엄 걷더라도 1시간 ~1시간 30분정도면 관음폭포와 연산폭포에 닿는다.

내연산 지도

 

▲상생폭포(제1폭)~삼보폭포(제3폭)

12폭포 탐방길은 초입의 보경사에서 시작한다. 계곡에는 위에서 굴러내려온 거대 바위가 즐비한데 흰색 계열인 게 인상적이다. 탐방길은 전반적으로 순하고 잘 다듬어져 있다. 울퉁불퉁한 길에는 평평한 돌을 깔아놓고 경사가 급하거나 험한 길에는 나무데크와 돌계단을 설치했다.

잘 정돈된 계곡길을 따라 30분 정도 오르면 문수암으로 오르는 오른쪽 산길과 직진하는 계곡길로 갈라진다. 폭포 탐방길은 계곡길이다. 길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첫 폭포가 길옆으로 모습을 살짝 비춰 준다. 바위 사이로 두 줄기의 폭포수가 떨어져 내리는 상생폭포(제1폭포)다. 보경사에서 1.7㎞ 거리다. 상생폭포의 남쪽 바위더미를 ‘기화대’라 하고 폭포수가 이룬 못을 ‘기화담’이라 한다. 그 옛날 한 기생이 시인 묵객들과 술을 마시고 가무를 즐기다가 실족,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은 후로 명명되었다고 전해진다. 상생폭포는 앞서 갈림길에서 문수암 방향 산길로 오를 경우 300m쯤 지난 곳에서도 내려다 보인다.

상생폭포(제1폭)

 

상생폭포에서 100m 쯤 올라가면 기암절벽 뒤로 몸을 살짝 감춘 보현폭포(제2폭포)가 있다. 보현암 아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현폭포는 길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일부러 계곡으로 내려가 다가가도 소(沼)와 연결된 아래 부분만 보일 뿐 폭포 위 모습은 바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보현폭포에서 상류로 올라갈수록 길은 계곡에서 멀어지고 벼랑 위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숲에 가려 계곡이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삼보폭포(제3폭) 역시 길에서 보이지 않으므로 ‘삼포폭포 200m’라고 표시된 팻말 지점에서 계곡으로 내려가 계곡 상류로 올라가야 볼 수 있는데 계곡에 물이 많을 때는 쉽지 않다. 결국 대부분의 탐방객은 삼보폭포를 포기하고 지나친다. 나 역시 그랬다. 삼보폭포는 원래 물길이 세 갈래여서 이름이 붙여졌으나 지금은 두 줄기다. 다른 등산객이 찍은 사진을 보니 낙차 작은 폭포가 만들어놓은 소(沼)는 그럴 듯한데 물이 적을 때의 폭포 모습은 계곡을 흐르는 계류(溪流)의 일부처럼 보인다.

 

▲잠룡폭포(제4폭)~무풍폭포(제5폭)

삼보폭포 윗길을 지나면 선일대․관음·연산폭포와 소금강전망대(오른쪽)로 나뉘는 갈림길이다. 그곳에서 선일대까지는 0.7㎞, 소금강전망대는 0.6㎞다. 조금 올라간 곳에 보현암이 있어 올라가봤더니 암자를 지키는 스님은 보이지 않고 고양이 한 마리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소 어수선해 보이는 암자 마당에 커피포트와 커피믹스가 놓여있어 살펴보니 누구든 커피를 마셔도 된다며 공짜임을 안내하고 있다. 덕분에 암자 앞 나무의자에 홀로 앉아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부근에 ‘갓부처 20미터’ 푯말이 있어 가보니 최근 돌로 만든 아담한 사이즈의 불상이다. 설명에 따르면, 갓부처는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님이란다.

보현암에서 내려와 관음·연산폭포 방향으로 가다보면 저 아래 계곡에서 잠룡폭포(제4폭)가 옆모습을 보여준다. 계곡으로 내려가 앞모습을 보고 싶지만 등산로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마땅치 않아 옆모습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래도 길다란 폭포수가 흰색의 거대 바위 사이로 떨어지니 왠지 귀족의 풍모가 느껴진다. 잠룡폭포는 아직 승천하지 못하고 물속에 숨어 있는 용을 뜻하는 의미로 지어졌다.

‘바람을 맞지 않는 폭포’라는 뜻의 무풍폭포(제5폭)는 잠룡폭포 바로 위에 있다. 높이도 낮고 물줄기도 가는 무풍폭포가 작은 소를 이루고 그 물이 떨어져 내려 잠룡폭포가 되는 형태다. 그런데 무풍폭포는 다른 폭포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 무리하게 ‘12’ 숫자에 집착해 12폭포군(群)에 포함시켰다는 생각이 든다. 대개는 무풍폭포를 인지하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크기가 작고 무풍폭포 바로 위에서 웅자(雄姿)를 드러내는 그림같은 관음폭포에 시선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보현폭포(왼쪽)와 잠룡폭포

 

▲관음폭포(제6폭)~연산폭포(제7폭)

내연골에서 경관이 가장 빼어난 곳은 관음폭포·연산폭포와 주변 협곡이다. 각종 기암절벽들이 하늘 높이 솟아 있고, 그 기암절벽 사이 협곡에 천하절경을 이루는 연산폭포와 관음폭포가 있기 때문이다. 보경사에서 2.7㎞ 거리다.

관음폭포는 관음보살에서 이름을 땄다. 주변은 웅장한 모습의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관음폭은 큰 물줄기 두 개가 떨어지는 쌍폭(雙瀑)이다. 한 줄기는 바위를 타고 내려오고, 다른 한 줄기는 오래전 수도승이 기도를 했다는 관음굴로 떨어진다. 그 위를 연산폭포와 연결된 구름다리가 가로지른다. 관음폭포 옆에는 관음굴 말고도 2∼3개의 깊은 자연동굴이 있는데 얼핏 해골처럼 보인다. 이곳의 바위굴은 바위 벽의 틈 속으로 스며든 물에 의해 약해진 암석이 깎이면서 만들어졌다. 관음굴 아래 넓은 물웅덩이는 감로담이다.

관음폭포를 구경하고 연산폭포로 가려면 관음폭포 위에 걸린 구름다리를 지나야 한다. 구름다리를 지나다보면 왼쪽으로는 신선이 내려왔다는 수직절벽 비하대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신선을 태우고 내려온 학이 둥지를 틀고 머문 곳이라는 학소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솟아있다. 소금강전망대에 있는 한 설명에 따르면 비하대 상단에는 수령 500년 된 소나무가 있는데 겸재 정선의 ‘고사의송관란도’에 그려져 있는 소나무로 추정된다고 한다. 다른건 몰라도 수령 500년은 누가보아도 과장이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거대 암벽 뒤에 숨어있는 30m 높이의 연산폭포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위용을 과시한다. 내연골 폭포 중 가장 크고 웅장하다. 연산폭포의 폭포수가 떨어져 소가 만들어지고, 소에 머물던 물이 바위절벽을 넘으면서 또 하나의 폭포를 만들어낸 것이 관음폭포다. 연산폭포 앞에 서면 깎아지른 학소대 절벽 아래로 커다란 물줄기가 쏟아져 절로 탄성이 나온다. 관음폭포와 연산폭포를 비교하자면 장쾌한 맛은 연산폭포가 좋아 보이나 감상하는 맛은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관음폭포가 한 수 위다.

연산폭포(왼쪽)와 선일대 팔각정

 

연산폭포 주변 바위에는 글자를 새긴 각자(刻字)가 많다. 그중에는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흔적도 있다. ‘갑인추 정선(甲寅秋 鄭敾)’이라고 새겨 있는데 갑인년(1734년) 가을에 왔다는 뜻이다. 겸재 말고도 300여개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겸재는 1733년 인근의 청하 현감으로 부임한 후 2년 동안 재임하면서 명승 5점을 그렸는데 내연산에서만 ‘내연삼용추도(內延三龍湫圖) 1, 2’ ‘내연산폭포’ 그림 세 점을 그렸다. 나머지 두 점은 ‘청하성읍도’ ‘고사의송관란도’다.

‘내연삼용추도’에서 ‘삼(三)’은 잠룡폭포, 관음폭포, 연산폭포 등 3개의 폭포를 말한다. 종이 바탕에 수묵으로 그린 ‘내연삼용추도’(134.7ⅹ56.2㎝)는 조선시대 회화로서는 보기 드문 대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림의 상단 폭포가 시작되는 지점에 정선의 글씨와 인장이 찍혀 있고 상부 별지에 관아재 조영석이 쓴 감상 글이 적혀 있다. 삼성리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유사한 장면을 그린 또 다른 ‘내연산용추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겸재 특유의 빠른 필치가 느껴지지 않고 다소 반복적이고 진부한 필법이어서 위작이거나 제자 등이 그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고 한다.

‘내연산용추도’. 왼쪽은 삼성리움미술관 소장 그림이고 오른쪽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그림이다.

 

▲선일대 정자와 소금강 전망대

내연산 계곡의 또 다른 묘미는 높은 절벽 위에서 협곡을 내려다보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최적지가 선일대전망대와 소금강전망대다. 이곳에 오르지 않는 것은 앙꼬없는 찐빵을 먹는 격이니 다소 힘이 들더라도 올라가는 게 좋다.

선일대는 관음폭포 남쪽에 우뚝 솟은 거대 암봉이다. ‘신선이 학을 타고 비하대에 내려와 삼용추를 완성한 후 선일대에 올라 오랜 세월을 보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선일대에 오르려면 관음폭포 앞 10m 길이의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야 한다. 그곳에 급경사의 데크계단이 선일대 정상까지 길게 뻗어있다. 데크 길이는 300~400m 정도다. 데크계단을 오르다보면 중간에 흙길이 나오는데 계곡 쪽으로 거대한 바위의 비하대 뒷면이 보인다. 그 옆으로 살짝 내려가면 연산폭포 상부다. 내려가보긴 했으나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흙길에서 직진하면 0.6㎞ 떨어진 은폭포(제8폭)로 이어진다. 정확히 말하면 0.6㎞는 갈림길(선일대․조피등․소금강전망대)이므로 그곳에서 0.5㎞를 더 걸어가야 은폭포다. 흙길 한쪽에 크기가 작은 ‘고 강정민 추모비’가 보여 그가 누구인지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봐도 나오지 않는다.

관음폭포에서 선일대 정상(298m)까지는 15분 정도 숨가쁘게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는 가로, 세로, 높이 각 8m의 팔각정자가 협곡을 내려다보고 있다. 팔각정자 옆에는 온갖 풍파를 견뎌온 소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계곡 건너편 절벽에서는 소금강전망대가 우리를 향해 손짓하고 있다.

선일대 정상의 팔각정자와 소나무

 

정자 앞 절벽 위에서 조심스럽게 아래를 내려다 보면 관음폭포와 구름다리가 멋지게 조망된다. 학소대와 비하대도 한눈에 들어온다. 연산폭포는 비하대에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건너편 소금강전망대에 오르면 뚜렷하게 보인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내연골이 길게 늘어져 있다.

왼쪽은 소금강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연산폭포와 구름다리이고, 오른쪽은 선일대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관음폭포와 구름다리다.

 

소금강전망대 가는 길은 조금전 지나온 보현암에서 시작한다. 보현암에서 소금강전망대까지 거리는 0.6㎞이고 시간은 20분 정도 걸린다. 길은 나무데크와 돌계단으로 이어져있다. 물론 선일대 정상에서 관음폭포로 내려가다가 중간의 흙길을 통해 은폭포를 거쳐갈 수도 있다. 선일대에서 은폭포까지는 0.6㎞, 은폭포에서 소금강전망대까지는 1.3㎞이니 합쳐서 2㎞ 정도 거리다.

소금강전망대에 올랐을 때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가파르게 솟아오른 계곡 건너 천길 낭떠러지다. 선일대도 그중 하나다. 바닥 철강재 사이사이로 발밑 낭떠러지가 언뜻언뜻 보이는데 다리가 후들거리고 오금이 저릴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이처럼 아찔한 곳에 전망대를 만들어놓은 곳은 내가 알기로는 이곳이 처음이다. 중국 장가계 조망대에 올라간 듯 하고 장가계의 일부 풍광을 보는 것 같다. 그곳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면 선일대에선 보이지 않던 연산폭포가 보인다. 구름다리와 비하대도 보이는데 학소대는 일부만 보인다. 선일대전망대와 소금강전망대 만으로도 내연산 트레킹은 충분히 그 가치가 있으니 반드시 올라갈 것을 권한다.

왼쪽은 소금강전망대에서 바라본 선일대이고 오른쪽은 선일대에서 바라본 소금강전망대 모습이다.

 

▲은폭포(제8폭)와 삼지봉 오름길

내연골은 연산폭포를 기준으로 풍광이 대별된다. 인위적인 시설물이 없는 연산폭포 위쪽 산길은 수더분하며 자연미가 넘친다. 위에서 소개했지만 제1폭부터 제8폭(은폭)까지는 계곡 옆 등산로에 가까이 있고, 나머지 4개 폭포는 길에서 100~300m 떨어져 있다.

이왕에 왔으니 은폭포까지 가본다. 은폭포는 선일대전망대와 소금강전망대 양쪽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선일대에서는 0.6㎞, 소금강전망대에서는 1.3㎞다. 은폭은 다른 폭포와 달리 등산로에 별도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나무에 가려 폭포 모습이 온전하지 않다. 전망대 아래로 내려가야 협곡 사이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은폭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푯말에 보경사까지 3.4㎞로 표시되어 있다. 은폭포는 원래 여성의 음부를 닮았다 해서 ‘음폭포’였으나 후에 용이 숨어 산다하여 숨을 은(隱)자를 써서 ‘은폭(隱瀑)’으로 고쳐 불렀다. 민망해서 이름을 고쳤을 것이다.

코스를 정리하면, 보현암 → 소금강전망대 → 은폭포 → 선일대전망대 → 관음폭포 → 보현암 순이다. 물론 역순으로 진행해도 문제는 없다. 쉬엄쉬엄 8개 폭포를 지나고 선일대·소금강전망대에 오른 뒤 보경사로 돌아오는 8~9㎞를 걷고 즐기는데 총 4시간 걸렸다.

은폭포에서 삼지봉~문수봉으로 올라가려면 은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 10여 분이면 깊은 소 위를 지나는 출렁다리를 건너는데 삼지봉과 연결되는 미결등 코스 시작점이 그곳에서 멀지 않다. 푯말에 따르면 계곡에서 삼지봉까지 3.4㎞다.

은폭포(제8폭)

 

▲복호1폭포(제9폭)~시명폭포(제12폭)

등산객이든 관광객이든 대부분은 내연산의 8개 폭포를 두루 구경하고 하산하지만 극히 일부는 복호1폭포(제9폭)부터 시명폭포(제12폭)까지 다녀온다. 물론 거리는 멀다는 것을 감안하고 출발한다. 은폭포~출렁다리를 지나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오른쪽 비탈을 거쳐 너덜을 지난 뒤 잇달아 복호1폭포(제9폭)와 복호2폭포(제10폭) 안내판을 만난다. ‘복호’란 그 옛날 호랑이들이 폭포 바위 위에 엎드려 쉬곤 했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두 폭포는 계곡 쪽으로 100∼150m가량 가파른 비탈을 내려가야 볼 수 있다. 급경사를 오르락내리락하니 그만큼 힘든 것은 당연하다.

실폭포(제11폭)는 은폭포에서 2㎞ 정도 올라간 곳에 있다. 물줄기가 마치 비단실처럼 가늘고 고와서 이름이 지어졌다. 5단 폭포여서 규모가 크나 물줄기는 섬세하고 부드럽다. 이후 20분 정도 오르면 시명폭포 안내판이다. 시명폭포 역시 길에서 계곡 쪽으로 100∼150m가량 가파른 비탈을 내려가야 볼 수 있다. 오래전 화전민들이 살았던 시명리가 근처에 있다. 보경사에서 시명리까지는 약 6.2㎞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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