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여기저기] ① 숨은벽 ~ 영봉 : 숨은벽과 인수봉에서 아우라와 광채가 뿜어 나오고 거대 암벽의 자장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아
2020년 10월 7일 · zznz
↑ 너럭바위에서 올려다본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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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벽을 찾아서
고교 친구 몇몇이 평소 북한산 숨은벽 능선이 좋다고 말해 궁금했다. 해서 추석 연휴를 맞아 대학 친구들에게 산행을 제안하니 흔쾌히 수락한다. 그렇게 떠난 숨은벽 능선 산행이 이뤄진 건 2020년 10월 2일. 동행자는 희용 동규 태성 정형 이렇게 넷이다. 태성에게 숨은벽은 처음이라니까 자신은 몇 번 다녀왔다며 심지어 나와도 함께 다녀왔다고 한다. 기억력 비상한 태성의 말이니 직접 올라가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결론은 초행길이 분명했다.
이름이 왜 숨은벽일까.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의 거대한 암벽인데도 북한산 초입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숨은벽은 급경사의 200m 암벽이다. 인수봉처럼 수직은 아니어도 경사도가 높다. 따라서 일반 등산객에게는 언감생심이다. 그럼에도 숨은벽 코스가 인기가 많은 것은 숨은벽 아래까지 이어진 암릉을 따라 올라가면서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등 거대한 암벽을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북한산 주요 출입구에서 탐방객 6000여 명을 대상으로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이 무엇이냐’고 설문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숨은벽 단풍(11%)이 4위를 차지했다. 백운대 일출은 22%의 득표율을 얻어 1위에 올랐고 2위는 오봉(16%), 3위는 인수봉(14%), 5위는 북한산성 성곽(7%)이다. 북한산을 수십차례나 올랐는데도 그동안 숨은벽을 뵙지 못했다니 숨은벽에 송구할 따름이다.
능선길
숨은벽의 교통편은 대중교통과 승용차다. 대중교통은 지하철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에서 704번 장흥행 시내버스나 34번 의정부행 시외버스를 타고 밤골 입구인 효자2동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승용차는 들머리 입구에 20여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다만 늦어지면 만차이므로 서둘러야 한다. 들머리는 버스 하차 후 국사당 안내판이 있는 쪽으로 200~300m 올라간 곳에 있다. 밤골공원지킴터다.
그곳 안내판이 왼쪽길로 백운대(숨은벽)까지 4.3㎞, 오른쪽길로 백운대(밤골계곡)까지 4.1㎞임을 알려준다. 왼쪽은 능선길이고 오른쪽은 계곡길이다. 두 길은 정상 능선을 오르기 전 숨은벽 바로 옆에서 합류한다. 효자2동 정류장의 다음 정류장인 사기막골에서도 숨은벽으로 오를 수 있다. 사기막골은 밤골공원지킴터와도 연결된다. 북한산둘레길(백운대 방향)을 따라 1㎞를 걸으면 이곳에 닿는다.
우리 코스는 백운대(숨은벽)를 가리키는 왼쪽 능선길이다. 초반에는 비교적 완만한 소나무숲을 지난다. 경사는 점차 높아져 중경사를 거쳐 거친 숨소리와 땀방울을 요구하는 급경사로 치닫는다. 50분 정도 걸었을 때 만난 안내판이 우리가 밤골지킴터에서 2.2㎞ 올라왔고 사기막공원지킴터에서는 2.1㎞ 올라왔음을 알려준다. 백운대까지는 아직 1.9㎞ 남았으니 긴장을 풀지말라고 한다.
다시 20분 정도를 오르니 급경사 바위길이다. 곧 거대한 바위가 가로막아 왼쪽으로 우회한다. 그곳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가까이는 영장봉이, 멀리는 북한산의 효자리 계곡과 상장능선이 길게 뻗어있다. 그 너머에는 왼쪽으로 도봉산의 오봉이 오른쪽으로 자운봉·만장봉·선인봉 등 도봉산의 우뚝한 봉우리들이 위용을 자랑하며 성채를 이룬다.
왼쪽으로 우회하지 않고 바위에 오르면 해골바위다. 바위 윗면에 2개의 구멍이 뚫려 있고 그곳에 물이 고여 있어 해골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 해골바위를 지나 또다시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바위에 오르면 숨은벽 능선에서 최고 조망을 자랑하는 너럭바위(또는 마당바위)다, 다만 경사가 심한 슬랩이어서 나같이 짧은 다리나 주말 등산객이 오르기에는 버겁다. 슬랩이란 바위 표면에 요철과 홀드(손으로 잡거나 발로 디딜 수 있는 바위나 약간 나온 부분)가 없는 매끄러운 경사 바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