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에밀 자토펙 헬싱키올림픽 장거리 육상 3관왕… 올림픽 역사상 최초

에밀 자토펙의 달리기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은 1952년의 헬싱키 올림픽 때였다. 자토펙은 주종목인 1만m와 5000m에서 이미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내친김에 7월 27일의 마라톤에까지 도전했다. 마라톤은 처음이었으나 마라톤에서조차 1위에 골인함으로써 자토펙은 장거리 경기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난공불락의 대기록으로 남아있다. 5000m에서 우승한 날, 생년월일이 같은 그의 아내도 투창에서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사상 첫 부부 우승자가 됐다.

레이스 도중 늘 턱을 쳐들고 헐떡거리며 뛰는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누군가 “왜 그렇게 힘들게 달리느냐”고 묻자 “나는 달리면서 웃을 수 있는 재주가 없다”고 한 우문현답은 유명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고 장거리에서 세계신기록을 18번이나 갈아치웠으며 1만m에서는 1948년부터 1954년까지 38연승의 대기록을 세운 체코의 육상영웅이었다. 1만m 경기 때마다 자토펙이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달리고 다른 선수들이 그의 뒤를 줄지어 달리는 모습이 마치 열차 같다고 해 사람들은 그를 ‘인간 기관차’로 불렀다.

자토펙은 혹독한 훈련과 과학적인 훈련방법을 개척한 선수로도 유명하다. 완전군장에 손전등을 들고 캄캄한 연병장을 몇바퀴씩 도는가 하면다리에 4.4파운드짜리 추를 달고 질주하기도 했다. 특히 구간을 200m나 400m씩 나눠 각 구간을 전력질주한 후 구간 사이마다 휴식을 취하는 ‘인터벌 트레이닝’은 지금까지 장거리 육상선수들이 즐겨 애용하는 훈련법이다. 자토펙이 지금까지 영웅으로 기억되는 것은 달리기만을 잘해서가 아니다. 1968년의 이른바 ‘프라하의 봄’ 때 직접 마이크를 들어 소련군 반대를 외치고 그해 6월 ‘2000어(語) 선언’에도 서명, 체코의 자유화와 민주화를 위해 온몸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그는 육상 코치에서 해임돼 탄광 막장을 전전해야했지만 그는 말한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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