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두 원숭이 ‘에이블’과 ‘베이커’, 9분간 무중력상태 경험… 우주에서 살아 돌아온 첫 원숭이

인류의 우주탐험 성공은, 먼저 탐험을 떠나 죽음으로 인간에게 경고신호를 보내준 동물들의 도움이 컸다. 인간에 앞서 우주를 경험한 첫 동물은 1948년 6월 미국의 V-2 로켓이 쏘아 올린 붉은털 원숭이 ‘알버트’였다. 알버트는 132㎞까지 날아올랐으나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소련은 세계최초로 스푸트니크 1호(1957년 10월)를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데 이어 1957년 11월 3일 ‘쿠드랴프카’라는 라이카 품종의 개를 태워 스푸트니크 2호를 지구 궤도에 안착시킴으로써 우주탐험에 관한 한 미국에 앞서갔다. 라이카 역시 발사 수시간 만에 죽었다. 미국도 익스플로러1호(1958년 1월)를 발사하는 데 성공하면서 미·소 양국의 관심사는 우주로 날아갈 인간의 생환에 모아졌다.

1959년 5월 28일, 미국의 주피터 로켓에 실려 하늘로 날아간 붉은털 원숭이 ‘에이블’과 다람쥐 원숭이 ‘베이커’가 가능성을 확인해주었다. 원숭이들은 480㎞ 상공까지 비행하고 9분간의 무중력상태를 경험한 후 돌아와 ‘우주에서 생환한 최초의 원숭이’로 기록됐다. ‘최초의 동물’이라고 단정하지 못하는 것은 1948년 발사된 생쥐 몇 마리가 “충격에서 생존했다”고 한 NASA의 애매한 표현때문이다. 에이블은 며칠 뒤인 6월 1일 죽었지만, 베이커는 1984년까지 장수했다. 이 동물들 역시 영웅임에는 분명하지만 ‘동물의 유리 가가린’은 아니었다. 궤도비행에서 살아 돌아와야 진정한 영웅인데 라이카는 궤도비행 중 죽었고, 원숭이들은 살았지만 탄도비행이었기 때문이다. 가가린은 1961년 4월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소련의 우주비행사다.

궤도비행의 첫 영광은 1960년 8월 스푸트니크 5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17바퀴나 일주하는 데 성공한 ‘스트렐카’와 ‘벨카라’라는 소련 우주견이 차지했다. 라이카의 죽음과 두 마리 우주견의 경험은 가가린의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 미국은 먼저 시도한 탄도비행에 햄이라는 수컷 침팬지를 활용했다. 1961년 1월 13일 머큐리호에 태워져 6.6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돌아와 ‘우주에서 생환한 최초의 영장류’가 된 햄의 성공은 그해 5월 발사돼 ‘미 최초의 우주비행사’(탄도비행)가 된 알렌셰퍼드의 성공을 예고했다. 침팬지 에노스는 1961년 11월 머큐리 로케트를 타고 지구를 두 바퀴 도는 궤도비행을 하고 살아 돌아옴으로써 다음해 2월 미국인이 ‘진정한 최초의 우주인’으로 꼽는 존 글렌의 궤도비행의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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