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사망

1957년 1월 16일, ‘엄격한 악보 제일주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90세를 일기로 뉴욕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그가 지휘를 그만 둔 것은 1954년 4월 4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가진 NBC교향악단과의 공연 중 지휘봉을 놓치면서였다. 잊을 수 없는 날이었지만 NBC교향악단이 그의 은퇴를 기념해 그해 10월에 마련해준 ‘지휘자 없는’ 공연은 전례도 없었을 뿐더러 본인에게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토스카니니가 추구한 음악세계는 ‘음의 객관화’였다. 연주자 개인 감정의 군더더기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하에 이뤄지는 음과 템포와 리듬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거부하고, 오직 작곡가의 의도에만 충실하려 한 그의 지휘는 음악을 객관적인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런 지휘를 빗대 ‘군악대장’이라며 꼬집었다. 19세에 대타로 지휘대에 올라 악보를 보지않고 성공리에 지휘해 스타덤에 오른 토스카니니는 31세 때 꿈에 그리던 고향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상임 지휘자로 발탁됐다. 그는 리허설 때 단원들의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휘봉을 꺾거나 단원의 악보를 찢어버리는 괴팍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지휘봉이 부러지지 않으면 애꿎은 손수건이나 윗옷이 찢어졌다. 삐끗하거나 틀린 음이 발견되면 지체없이 “노! 노!”하는 불호령을 토해 내 단원들은 그를 ‘토스카노노’라고 불렀다. 이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늘 쉬어있었다.

공연을 보러온 무솔리니가 파시스트 찬가를 요청하자 그 자리를 뛰쳐나가 결국 무솔리니가 고집을 굽혔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1929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필과 필라델피아 그리고 17년 간 NBC 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지내다 이날 행복한 죽음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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