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베트남 민족해방전선 결성

1960년 12월 20일, 베트남독립동맹회(월맹)와 함께 베트남을 패망시킨 두 주역 가운데 하나인 베트남 민족해방전선(NFL)이 ‘반(反)고 딘 디엠, 반미’를 기치로 내걸고 캄보디아 국경 부근 밀림지대에서 결성됐다. 각계 대표 60여 명이 참석한 회의장 안에는 창립총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노출을 꺼리는 비밀요원 20여 명이 커튼 뒤에 숨어 안건을 논의했다. 이틀 간의 논의 끝에 민족주의연합정부 수립, 토지개혁, 미국개입 배제, 남북통일 등 10개항의 강령이 채택됐다. 의장은 구엔 후 토가 이듬해 선출됐다.

베트남의 역사는 중국·프랑스·미국 등 강대국의 잇따른 침탈과 이를 부정하는 ‘저항의 역사’였다. 1946년 시작된 베트남전쟁은 1954년 제네바협정으로 한 고비를 넘겼지만, 북위 17도를 경계로 한 분단의 시작이기도 했다. 협정으로 북베트남은 호찌민의 세력 하에 들어가고, 남베트남은 마지막 황제인 바오 다이가 장악했다. 1955년 남베트남 대통령에 오른 고 딘 디엠이 미국의 지원 하에 강력한 반공독재를 펼치자 이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데모가 끊이질 않았다. 이 와중에 해방전선이 결성된 것이다.

해방전선은 결성 1년 만에 해방구를 전영토의 20%까지 확대하고 군사조직도 만들어 1962년 2월경에는 무장병력이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베트남 노동당의 남부지부로 남베트남 인민혁명당을 결성(1962년 1월)하고, 베트남 임시혁명정부를 수립(1969년 6월)하는 등 세력을 키워 결국 1975년 남베트남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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