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보카사, 쿠데타로 정권장악

1965년 12월 31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군사령관 보카사가 쿠데타를 일으켜 다비드 다코 대통령을 쫓아내고 정권을 장악했다. 프랑스군 용병으로 인도차이나 전쟁에도 참전한 대위 계급의 보카사를 쿠데타의 주역으로까지 키워준 사람은 다름아닌 다코 대통령이었다. 그가 보카사를 중앙아(中央阿) 군 최고책임자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정적들을 살해하며 장기독재의 발판을 마련한 보카사는 집권 11년째인 1976년 12월, 대통령직으로는 성이 안찼는지 나폴레옹을 본따 스스로 ‘황제’임을 선언했다. 황제 대관식으로 독재자의 진면목을 다시한번 과시했다.

인구 210만 명의 중앙아는 유엔이 지정한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지만, 보카사는 대관식에만 국가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억 달러의 돈을 물쓰듯이 썼다. 138캐럿의 다이아몬드와 8000여 개의 보석으로 장식한 왕관은 20세기 황제의 등장을 자축했다. 집권 14년 동안 그가 저지른 악행은 가히 기네스감이다. 어머니날을 맞아 모든 여죄수를 석방하는 대신 여성학대혐의로 복역중인 남성 죄수들은 모두 사형에 처하고, 교복착용을 불평하는 200여 명의 어린 학생들을 학살하는 등 기행과 만행을 일삼았다. 결국 1979년 9월 다코 전대통령의 역 쿠데타로 축출돼 코트디부아르와 프랑스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귀국,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 1996년 11월 심장마비로 죽었다. 보카사의 등장과 장기집권 그리고 몰락의 전과정에 프랑스가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프리카 각국은 “프랑스가 19세기적 제국주의적 지배로 회귀하려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