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세계최초 심장이식 수술 성공

1967년 12월 3일, 인류사상 최초의 심장이식 수술이 남아공 수도 케이프타운의 한 병원에서 성공리에 끝났다.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25세 여성의 심장을 55세 남성에게 이식하는 수술이었다. 집도의는 크리스천 버나드 교수와 30여 명의 수술팀이었고. 이식 수혜자는 심장병을 선고받아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루이스 워쉬칸스키였다. 심장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걸린 시간은 5시간이었다.

봉합까지 마쳤지만 심장이 뛰질 않았다. 심장박동을 촉진하기 위해 전기충격을 주고나서야 새 심장이 꿈틀거리며 혈액을 펌프질하기 시작하자 수술팀은 그제서야 안도했다. 워쉬칸스키는 12일 후 병상에서 일어나 걸을 정도로 회복했지만 6일 뒤인 12월 21일 아침, 이식 거부반응으로 돌연 사망했다. 이후 수술기법의 발달과 ‘사이클로스포린’이란 면역억제제가 개발되면서 성공률이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1년 간 생존률이 20% 안팎이었으나, 최근에는 85%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술의 성공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들이 꺼져가는 생명의 불꽃을 되살려 제2의 삶을 누리게 된 것은 인류에게는 행운이었다.

2001년 한해 미국에서만 2300건의 수술이 시행됐지만 800여 명이 적당한 심장을 찾지못해 숨져갔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이후 2002년까지 210여 명이 심장을 이식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심장이식 수술은 ‘심장이 멈추면 삶은 종말’이라는 전통 관념을 뿌리채 흔들며 생명에 관한 새로운 윤리논쟁을 제기했다. 버나드는 2000년 아프리카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大)피라미드의 주인공 파라오 쿠푸, 시바여왕, 클레오파트라 등과 함께 ‘아프리카 10대 위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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