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서울 청량리역 대왕코너 화재로 88명 숨져

↑ 화재 당시 모습

 

대왕코너는 1968년 청량리역 옆에 들어선 7층짜리 주상복합건물이었다. 사람들이 무작정 서울로 향하던 시절, 가방 하나 들고 기차에서 내렸을 때 처음 만난 핫플레이스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대형화재의 온상이었다. 1972년, 1974년, 1975년 세 차례나 화재가 발생, 많은 인명피해가 났기 때문이다. 1972년 8월엔 LPG통 폭발로 불이 나 6명이, 1974년 11월엔 전기합선 화재로 88명이 숨졌다. 1년 뒤에 또 불이 나 희생자 3명이 나왔다.

1974년 11월 3일 새벽. 서울 청량리 대왕코너(현 롯데백화점) 6층 타임나이트클럽에서 200여 명의 손님들이 정신없이 몸을 흔들어대고 있을 때, 갑자기 팬티 차림의 한 여인이 “불이야”를 소리치며 클럽 복도로 뛰쳐나왔다. 새벽 2시47분 같은 층 브라운호텔 복도 천정에서 전기합선으로 일어난 불이 호텔방과 나이트클럽으로 번진 것이다. 불은 빠르게 7층 카바레로 옮아갔다. 전기가 나갔으나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된 탓에 ‘키스 타임’이라며 반기는 손님도 있었다. 화재 사실을 알게된 손님들이 피신하려 하자 클럽 종업원들이 “술값을 내라”며 입구를 막아서는 바람에 하나밖에 없는, 한쪽 방향으로만 돌아야 드나들 수 있는 회전식 출입문은 문 양쪽으로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 이미 출구가 아니었다.

화재 사고로 클럽 안에서만 72명이 질식해 숨졌다. 화염을 피해 밖으로 뛰어내리다 6명이 추락사하는 등 모두 88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경찰이 밝힌 화재 원인은 호텔 618호실 앞 복도 천장의 조명용 형광등에 연결된 전선의 합선 때문이었다. 1971년 크리스마스 아침에 165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대연각호텔 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기록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