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영국 함대,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 격파

1805년 10월 21일 스페인 남서쪽 끝 트라팔가르 곶 앞바다. 27척의 영국 함대와 33척의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가 서로 평행을 이루며 일직선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연합함대는 나폴레옹의 명을 받아 스페인의 카디스를 떠나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동 중이었고 영국함대는 연합함대를 쫓는 중이었다. 연합함대와 영국함대는 각각 피에르 샤를 빌뇌브와 호레이쇼 넬슨이 지휘했다.

넬슨은 7년 전 나일강 해전에서도 빌뇌브와 격돌, 프랑스의 대형 함선 11척과 프리깃함 2척을 침몰시켜 지중해 제해권을 빼앗고 승승장구하는 나폴레옹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 적이 있었던 영국 최고의 해군 무장이었다. 그는 이미 174회나 되는 전투에 참가, 한쪽 팔과 한쪽 눈을 잃었음에도 언제든 대영제국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정오 무렵 넬슨이 타고 있는 기함 빅토리아호에 ‘영국은 각자가 의무를 다할 것을 기대한다’는 깃발이 내걸렸고 영국함대의 로얄 소버린호가 첫 번째 불을 뿜었다. 넬슨은 연합함대 가운데를 갈라쳐 한쪽부터 집중 공격하는 전법을 구사했다.

전투 결과 연합함대는 5척이 격침되고 17척이 나포되었으며 약 8000명의 전사자를 냈다. 빌뇌브도 체포됐다. 반면 영국 함대는 1600명이 전사했을 뿐 한 척도 침몰하지 않는 대전과를 거뒀다. 그러나 그 전사자에는 전투 중 머스킷 총을 맞고 쓰러진 넬슨도 포함돼 있었다. 오후 4시30분 승리 소식을 전해들은 넬슨은 희미한 목소리로 “나는 나의 의무를 다했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을 마치고 기함 빅토리아호에서 눈을 감았다. 해전 승리 후 영국은 100년 이상 해군력의 우위를 계속할 수 있었고 화려한 대서양 시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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