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수양대군, 단종 폐위하고 세조에 즉위

단종은 태어난 지 3일 만에 난산으로 어머니가 숨지고 왕위에 올라서도 삼촌에게 3년만에 죽임을 당하는 등 조선 역사상 가장 불행한 임금으로 꼽힌다. 하지만 임금이 되기 전까지는 할아버지 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8세 때 세손, 10세 때 세자로 책봉되어 나름대로 순탄한 길을 걸었다. 그러나 세종이 죽고 아버지 문종마저 즉위 2년 만인 1452년 5월에 죽자 12세 나이로 왕위에 올라 기구한 운명 속으로 내몰렸다. 삼촌인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김종서, 황보인 등과 수양대군의 친동생 안평대군을 죽이고 실권을 장악한 뒤부터는 명목상의 왕으로 근근이 왕권을 유지했다.

1455년 들어 수양대군이 단종의 측근들을 유배시키며 더욱 강하게 목을 조여오자 단종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해 윤 6월 11일, 즉위 3년 만에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형식적인 자리에 불과한 상왕으로 물러났다. 상왕으로 쫒겨난 단종을 위해 세종과 문종을 보필했던 사육신 등이 한때 상왕을 복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그들의 목숨은 물론 단종의 수명까지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1457년 6월, 단종도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노산군으로 강봉당해 강원도 영월땅 청령포로 유배됐다. 청령포는 동·남·북 3면이 강줄기로 가로막혀 있고 뒤에는 벼랑이 솟아 있어 사실상 육지 속의 고도이자 천혜의 감옥이었다. 2개월 후 이곳에 큰 홍수가 닥쳤을 때 단종은 영월읍내 객사 관풍헌으로 보내졌다가 그해 12월 사약을 받고 숨졌다. 영월의 호장 엄홍도가 강물에 뿌려진 시신을 몰래 수습해 묻은 곳이 지금의 장릉이다. 장릉은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경기도 밖에 있는 능이다. 단종이 대군으로 복권된 것은 224년 뒤인 1681년 숙종 때였다. 그로부터 17년 뒤에는 단종 임금으로 복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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