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美 메이저리그 베이브 루스 714호 홈런

배트를 곧추세운 괴력의 홈런포로 메이저리그를 미국의 국민적인 스포츠로 자리잡게 한 베이브 루스의 야구인생은 투수로 시작됐다. 볼티모어를 거쳐 1914년에 둥지를 튼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미 메이저리그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었지만 루스의 가세는 월드시리즈 3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보스턴에 안겨주었다. 44년 동안 깨지지 않은 ‘월드시리즈 29이닝 1/3 연속 무실점 기록’(1916∼1918)도 그 무렵에 수립한 대기록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간간히 타자로 나와 홈런을 터뜨리는 그의 호쾌한 한방을 보고 싶어했다. 타자로 전업(1918.5)했어도 첫 해 타율이 0.484이나 되고 이듬해 홈런을 29개나 칠 정도로 루스의 야구 재능은 천부적이었다.

1920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12만 5000달러에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루스는 야구인생의 화려한 꽃을 피우지만 그를 떠나보낸 보스턴은 이른바 ‘밤비노(루스의 애칭)의 저주’에 시달려야 했다. 보스턴은 1918년 이래 86년 동안 우승 한 번 못하다가 2004년이 되어서야 겨우 월드시리즈에서 우승, 비로소 저주를 풀 수 있었다.

이적 첫 해 54개, 이듬해 59개를 쳐낸 그의 홈런 세례는 황홀한 매직쇼였다. 훗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1932년 손가락으로 외야의 센터 뒤를 가리킨 뒤 그 곳으로 홈런을 날렸다는 ‘예고 홈런’의 전설도 루스였기에 회자될 수 있었던 가십거리였다. 1935년 5월 25일 피츠버그의 포브스 구장. 어느덧 41세가 된 루스도 그곳에 있었다. 그전까지 그가 쳐낸 홈런은 711개. 하루하루 홈런을 칠 때마다 메이저리그사는 새롭게 씌어지고 있었다. 루스는 이날 하룻동안 3개의 홈런을 또 때렸다. 이것이 팬들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일주일 뒤 은퇴했기 때문이다.

그의 714개 홈런은 1974년 행크 아론에 의해 깨질 때까지 39년 동안 미국 야구사를 장식한 최고기록이었다. 통산 94승 46패에 평균자책점 2.27, 17시즌 동안 12번이나 오른 홈런왕과 0.314의 통산 타율. 현역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가 수립한 기록들은 루스가 왜 20세기 최고의 야구선수로 추앙받아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1948년 6월, 뉴욕 양키스가 그의 등번호 3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해 그의 공로를 인정해 주었지만 그때 루스는 이미 후두암을 앓고 있었다. 그로부터 약 2개월이 지난 8월 16일, 야구영웅 베이브 루스가 53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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