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베트민군, 디엔비엔푸 공격 개시… 인도차이나 전쟁 종지부 찍어

프랑스는 2차대전 때 연합군 덕분에 간신히 승전국이 된 사실도 잊고서 1946년 11월에 옛 식민지 베트남을 재차 침공했다. 주로 용병들로 구성된 프랑스군을 상대한 것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호찌민의 베트민(베트남 독립동맹)군이었다. 프랑스는 1949년 6월에 해외에 망명 중인 구엔 왕조의 바오다이 황제를 주석으로 앉혀 친프랑스 정부를 세웠다.

1953년 11월, 싸움이 장기화되고 전황이 프랑스군에 불리해지자 프랑스군 총사령관 앙리 나바르는 라오스로 연결된 베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1만 6000명의 외인부대를 동원, 라오스 국경 골짜기에 있는 디엔비엔푸를 점령하고 그곳에 요새를 건설했다. 프랑스군은 주변에 포진한 험한 산으로 베트민군이 중화기를 갖고 들어오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오판이었다.

베트민군을 이끄는 보 구엔 지압(武元甲)은 4만 명의 병력으로 터널을 뚫고 요새 벽까지 접근했다. 더구나 그들은 대포를 분해해 등에진 채 인해전술로 산을 넘었다. 1954년 3월 13일부터 시작된 베트민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활주로가 파괴되자 프랑스군은 보급을 공중투하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1954년 5월 7일,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디엔비엔푸가 함락돼 56일 간의 사투도 막을 내렸다. 그리고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라고 쓰여진 베트민군의 군기가 포연가득한 디엔비엔푸 계곡에 펄럭였다. 이 전투로 프랑스군은 6000명의 사상자에 1만 명이 포로가 됐고 베트민군도 전사 8000명에 부상자가 1만 여명이나 됐다. 이 전투를 끝으로 프랑스의 100년 간에 걸친 인도차이나 지배도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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