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이야기

‘딱정벌레차’로 유명한 독일 폴크스바겐의 소형차 ‘비틀’ 출시

↑ 히틀러가 비틀의 모형차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비틀’ 출시는 실업 문제를 타개할 히틀러의 묘책 

히틀러는 1933년 1월 집권하자 대공황의 여파로 심각해진 독일의 실업 문제를 타개할 묘책에 골몰했다. 그 결과가 국민차 개발과 아우토반(독일제국 자동차 도로) 건설이었다. 1933년 9월 프랑크푸르트~다름슈타트 간 아우토반 공사를 착공하고 그 다음 단계로 아우토반 위를 달릴 국민차 개발을 추진했다. 나치 정부가 국민차 개발을 의뢰한 인물은 당대 최고의 자동차 설계가 페르디난트 포르셰였다. 히틀러가 제시한 국민차의 기본 컨셉은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전한 차였다. 성인 2명과 아동 3명이 탈 수 있어야 하고 시속 100㎞의 속도로 달려야 하며 가격은 1,000라이히스마르크 이하로 저렴하면서도 튼튼해야 했다.

포르셰는 1934년 6월 독일자동차공업협회(RDA)와 국민차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시작차(試作車)를 개발해 1936년 10월부터 2개월 동안 5만㎞의 주행 테스트를 거쳐 성능을 보완했다. 국민차는 철제 차체에 5인용 공간,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갖춰 현대 소형차 구조의 표본이 되었다. 외관은 체코에서 1937년에 생산된 ‘타트라 T97’을 차용했다. 1937년 5월 국민차를 생산할 폴크스바겐사가 설립되었다. 폴크스바겐(Volkswagen)은 독일어로 국민을 뜻하는 ‘Volk’와 자동차를 뜻하는 ‘Wagen’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국민차’라는 뜻이었다. 히틀러는 1938년 5월 26일 독일 니더작센주 팔러슬레벤에서 열린 폭스바겐 자동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 국민차 이름을 ‘카데프 바겐(KdF-wagen)’ 즉 ‘기쁨의 힘 자동차’로 명명했다. 그러나 그해 7월 뉴욕타임스가 ‘비틀(딱정벌레)’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면서 이후 비틀로 더 유명해졌다.

나치 정부는 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국민들에게 50장의 우표를 넣을 수 있는 4장의 카드가 들은 ‘저축 책자’를 제공하면서 1주일에 1장씩 우표를 모으라고 장려했다. 당시는 우표 한 장당 5라이히스마르크였기 때문에 990라이히스마르크 짜리 자동차를 사려면 4년 동안 198장의 우표를 모으면 됐다. 1주일에 우표 한 장은 큰 부담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33여만 명이 계획에 참여했다. 그런데 히틀러가 1939년 9월 2차대전을 일으키는 바람에 200여 대만 생산되었다. 많은 독일인들이 차를 받겠다는 소망으로 저축했던 돈은 폭스바겐 공장에서 군용차량을 제작하는 데에 들어갔다. ‘내 차 마련’의 꿈이 전쟁 자금 지원에 쓰이는 기만으로 끝난 것이다. 이때 폭스바겐에서 제작된 군용차량이 역시 히틀러의 의뢰를 받고 포르셰가 제작한 다목적 차량 ‘퀴벨바겐’과 수륙 양용 군용차 ‘쉬빔바겐’이었다. 전쟁 중 퀴벨바겐은 5만여대, 쉬빔바겐은 1만 4000여대가 생산되었다. 폴크스바겐은 고작 630대만 생산되었다. 공장 건물은 1944년 연합군의 폭격으로 3분의 2가 파괴되었다.

 

폴크스바겐은 독일 라인강의 기적과 함께 성장

1945년 5월 종전 후 폴크스바겐은 영국점령군사령부의 관할에 놓였다. 영국은 폴크스바겐 공장이 있는 마을 이름을 ‘볼프스부르크’로 바꾸고 파괴된 공장과 기계를 수리해 영국의 군용 지프차를 수리하고 엔진을 만드는 공장으로 활용했다. 영국군은 히틀러와 포르셰가 개발한 국민차도 ‘폴크스바겐 타입 1’이라는 이름으로 바꿔 생산을 재개했다.

포르쉐에게 나치 시절은 암흑기였다. 193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자동차 설계업체 ‘Dr.포르쉐’를 설립했으나 히틀러에게 시달리느라 10년 넘게 정작 자기 이름을 내건 차를 제작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2차대전 종전 후에는 히틀러 나치 정권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20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포르셰는 감옥에서 풀려나자 아들 페리와 함께 절치부심 끝에 1948년 ‘포르쉐356’를 내놓았다. 자신이 설계한 비틀의 차체와 부품을 활용해 만든 이 스포츠카는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1950년대 초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포르셰가 세상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포르쉐356의 독특한 외형을 보고 사람들은 ‘점프하는 개구리’라는 별명을 붙였는데 이후 포르쉐 차량에 개구리라는 별칭이 따라다녔다.

폴크스바겐은 수작업으로 생산되다가 1946년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해 1947년 네덜란드에 처음 수출되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공장을 넘겨받은 뒤에는 덴마크, 룩셈부르크, 스웨덴, 벨기에, 스위스 등으로도 수출되어 패전 후 독일 경제 부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회사가 재가동 된 후 포드자동차에 인수를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1949년 10월 8일 영국점령군사령부는 폭스바겐을 독일정부에 이전, 실질적인 경영을 니더작센 주에 이관했다.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모델로 떠오르며 독일 경제부흥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라인강의 기적과 함께 성장했다. 1955년에 100만 대째 차량 생산을 기념했다. 폭스바겐은 독일 의회가 제정한 폭스바겐민영화법(일명 폭스바겐법)에 의해 1960년 8월 22일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되었다. 이 법에 의해 폭스바겐 지분의 60%가 일반공모되었고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40%를 보유하게 되었다. 이후 비틀은 5만 번째(1949.5), 10만 번째(1950.3)를 생산하고, 1955년 100만 번째, 1965년 1,000만 번째를 돌파했다. 1968년엔 미국시장에서만 56만3500대가 팔렸을 정도다.

미국의 젊은이들도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자유로움을 추구하던 히피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데 크고 과시적인 차를 몰던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으로 아담하고 트렌디한 비틀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지금도 히피의 상징 중 하나로 비틀을 꼽는 사람이 많다. 비틀은 디즈니영화 ‘러브 버그’(The Love Bug)에 등장한 ‘허비’의 실제 모델이 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비틀은 1972년 2월 12일 1,500만 7,034번째가 생산되어 포드자동차 ‘모델T’의 총생산 기록을 경신했다. 1978년 1월 19일에는 유럽 생산을 종료하고 멕시코의 푸에블라 공장만 가동했으며 1981년 그곳에서 2,000만 번째 비틀을 생산했다.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는 딱정벌레 외관을 유지하면서도 내부를 새롭게 바꾼 ‘뉴비틀’이었다. 뉴비틀은 한동안 인기를 끌었으나 2000년대 들어 소비자들이 소형차보단 널찍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면서 판매가 급감했다. 여기에 2015년 배기가스 조작 사건이 불거지면서 더욱 어려워졌다. 결국 2019년 7월 10일 모든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비틀 생산의 종료를 기리기 위해 생산한 마지막 모델(총 5961대)은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비틀 파이널 에디션’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도요타의 ‘코롤라’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무엇일까?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012년 2월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톱 10’에 따르면 도요타의 ‘코롤라’ 세단이 전 세계 최다 판매 차량의 영예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코롤라는 1966년 출시된 이래 3,750만 대가 팔렸다. 연비 절감형 차량인 코롤라는 10세대 모델까지 출시된 상태다. 두 번째 차는 포드의 ‘F시리즈’가 차지했다. 1948년 출시된 이후 3,500만 대가 판매된 포드의 대표적인 픽업트럭이다. 폴크스바겐의 ‘골프’는 2,750만 대가 팔려 3위에 오르고 4위는 ‘비틀’, 5위는 2,000만 대가 팔린 포드의 ‘에스코트’가 차지했다. 후륜구동의 소형 패밀리카 에스코트는 4 도어 세단, 3.5 도어 해치백, 2 도어 쿠페와 컨버터블, 밴 등 다양한 모델이 나와 있다. 에스코트는 전 세계 포드 자회사들이 생산한 부품을 조립해 만든 포드의 첫 번째 월드카이기도 하다.

6, 7위는 혼다가 차지했다. 1,850만 대가 팔린 시빅이 6위, 1,750만 대가 판매된 어코드가 7위를 기록했다. 8위는 포드의 ‘모델 T’로 1,650만 대가 팔렸다. ‘모델 T’는 자동차 역사상 최단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차로도 이름이 올라 있다. 9위는 1,550만 대를 판매한 폴크스바겐의 파사트, 10위는 대형 세단인 쉐보레의 임팔라도가 1,400만 대 팔린 것으로 집계되었다. 임팔라도는 대형차급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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