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정봉 정상에서 포즈를 취한 친구들
☞ <불수사도북> 다른 코스가 궁금하면 클릭!!
☞ 내맘대로 평점(★5개 만점). 등산요소 ★★★★ 관광요소 ★★★★
☞ 15㎞, 6~9시간
☞ 공릉산백세문~불암산~덕릉고개~도솔봉~수락산~도정봉~동막봉~동막골~회룡역
by 김지지
이른바 ‘불수사도북’은 서울 동북쪽의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종주하는 장거리 코스다. 45㎞의 능선을 하룻동안 밤낮으로 걷는 것이 ‘불수사도북’의 원칙이지만 그것은 등산 전문가나 하는 것이고 나처럼 보통 수준의 주말 등산객은 3일에 걸쳐 나눠 걷는다. 3일 동안 직접 걸어본 ‘월간산’지 기자에 따르면 ①불암산~수락산 코스 15㎞ 6시간 ②사패산~도봉산 코스 14㎞ 7시간 ③북한산 코스 15㎞ 7시간이다. 기사처럼 순서대로 걸어야 했으나 어쩌다보니 2023년 3월 1일 대학 친구·후배들과 두 번째 단계인 사패산~도봉산 코스를 먼저 다녀오고 3개월 지나 첫 번째 단계인 불암산~수락산을 종주했다. 다만 이 글에서는 불수사도북 순서에 따라 두 번째로 다녀온 불암산~수락산 종주를 ①편으로 소개한다.
불암산~수락산 종주는 2023년 5월 29일 대학친구 정형, 희용, DK가 동행했다. 태성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불암산과 수락산 사이 고개인 덕릉고개에서 우리와 합류해 수락산만 올랐다. 참고로 불수사도북의 원래 코스는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이었으나 언제부턴가 사패산이 추가되면서 ‘불수사도북’으로 바뀌었다.
■불암산~수락산 종주 개요
불암산~수락산을 종주하려면 6개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한다. 헬기장(불암산성), 불암산, 도솔봉, 수락산 주봉, 도정봉, 동막봉이다. 코스는 먼저 불암산(해발고도 508m)에 오른 후 덕릉고개(170m)로 내려갔다가 다시 수락산 정상인 주봉(638m)으로 올라가는 전형적인 M자 형태다. 거리는 15㎞ 정도이고 시간은 산행 수준에 따라 6~9시간이다. 두 산은 남북 방향 한 줄기로 이어져 서울 노원구와 경기도 남양주시·의정부시의 경계를 이룬다.
■대중교통
불암산~수락산 종주 들머리는 ‘공릉산백세문’이다. 부근에 공릉산이라는 게 없는데 왜 ‘공릉산’이라고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공릉산백세문’은 공릉해링턴플레이스(아파트)와 붙어있고 서울원자력병원과도 멀지 않다. 공릉산백세문으로 안내하는 대중교통은 버스와 지하철이다. 버스 정거장 이름은 ‘공릉우방아파트’ 혹은 ‘공릉해링턴플레이스’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는 1122번, 1132번, 1143번 3개 노선이 있다. 지하철은 6호선 화랑대역에서 내려 들머리까지 걸어가거나 버스를 갈아탄다. 화랑대역에서 들머리까지 1㎞에 불과해 예전에는 대부분 걸어갔으나 요즘은 버스를 타고 가는 게 추세다. 화랑대역에서 서너 정거장 거리에 있다. 화랑대역 1번 출구로 나가면 1132번을, 5번 출구로 나가면 1122번과 1143번 버스를 탈 수 있다. 전철 7호선 공릉역(2번 출구)에도 버스가 있으나 버스가 돌아가므로 1.3㎞ 거리를 걸어가는 것이 편리할 수 있다.
■불암산~수락산 종주 산행
▲공릉산백세문~불암산~덕릉고개
오전 8시 5분 공릉산백세문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불암산 정상까지는 5㎞ 거리다. 불암산은 비교적 쉬운 산이다. 들머리에서 한참을 올라가면 만나는 헬기장에서부터 살짝 경사가 있을 뿐 전체적으로 완만한 육산이다. 정상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암봉과 암릉이 매력적이다. 장거리 종주에서 중요한 것은 배낭을 최대한 가볍게 메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배낭이 무겁다. 간단한 점심과 물 500리터짜리 3통 그리고 약간의 과일이 전부인데도 무겁다. 나중에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배낭 자체가 무거웠기 때문이다.
한동안 완경사 흙길이다. 산길 옆 수목이 그늘을 만들어주어 산행을 가볍게 해주지만 전날 내린 비로 습한 데다 기온까지 높다. 들머리에서 1시간 30분 정도 오르니 헬기장 정상이다. 헬기장 아래 일부에 불암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다. 헬기장 명칭이 개성이 없고 평범해서 헬기장 대신 불암산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불암산성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과 서울 노원구 상계동 경계에 있는 석축 산성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토기를 분석한 결과 신라에서 통일신라시대에 쌓은 산성으로 추정되는데 조선 후기 김정호가 편찬한 전국 지리지 ‘대동지지’에 “검암산(불암산) 고루는 산의 서쪽 봉우리 두 곳에 있으며 선조 임진년에 의병장 고언백이 쌓은 것”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미루어 후대에 개축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동쪽과 남쪽에 성벽의 일부가 남아있다.
헬기장에서 내려갔다가 오르기를 20분 정도 하니 불암산 정상을 향해 기어 올라가는 모습의 거북바위가 잠시 쉬면서 사진 한 장 찍고 가라고 넓직한 등을 내준다. 희용이 “전국의 수많은 거북바위 가운데 불암산 거북바위가 가장 완벽한 모양”이라고 거북바위에게 힘을 실어준다. 희용 말대로 치켜든 머리부터 날개 모양의 팔까지, 영락없는 거북이다. 닮기도 닯았지만 족히 10미터는 될 듯 몸집도 거대하다. 거북바위에서 불암산 정상까지는 거대 암벽이다. 하지만 급경사 데크계단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라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데크계단을 따라 정상까지 오르는데 20분 정도 걸린다.
불암산 등산길은 주로 완경사 흙길
불암산 정상(508m)에 서면 북서쪽 방향으로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경기 남양주와 하남 시내 그리고 서울 잠실 방향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이틀동안 내린 비가 새벽에 그치니 하늘이 그렇게 맑을 수가 없다. 가을 하늘처럼 청명하고 파랗다. 시계는 1년 중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뚜렷하다. 이런 날 산에서 오르는 것은 행운이고 행복이다. 다만 오늘은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고 고온이어서 한여름처럼 땀이 줄줄 흘러내려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한다. 우리처럼 불암산~수락산 종주를 한다며 의정부 회룡역으로 간다는 몇 사람이 정상에서 우리를 앞질러 갔는데 산행이 끝날 때까지 만나지 못한 것으로 미루어 우리보다는 속도가 빠른 것 같다. 평소 쉬엄쉬엄 산행을 하는 나 때문에 우리팀은 그들과 보조를 맞출 수 없었다.
산행을 천천히 하는 이유는 하산 후 산행기를 쓰기 위해 구석구석 천천히 둘러보면서 눈에 담고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70대 중반까지 산행을 하려면 무릎이나 발목을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도 걸음을 더디게 한다. 또 다른 이유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밝힐 수 없다. 이처럼 늦게 걷다보니 중장거리 산행 시 정상적인 산행을 하는 친구들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 이처럼 쉬엄쉬엄 산행을 하는 모습을 처음 본
DK가 희용에게 살짝 답답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는데 DK에게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불암산 정상에서 수락산으로 가려면 덕릉고개로 내려가야 한다. 덕릉고개까지 거리가 1.8㎞에 불과하고 완경사에 평탄한 내리막 흙길이어서 힘들지는 않다. 정상에서 10분 정도 내려간 곳에 다람쥐광장이 있다. 동규가 “정상 사진이 멋지게 찍히는 장소”라고 알려주며 먼저 정상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어봤으나 기대한 것 보다는 평범하다. 불암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사방을 조망한 뒤 덕릉고개까지 내려가는데 50분이 걸렸다.
▲덕릉고개~도솔봉~수락산 정상
아스팔트 도로인 덕릉고개로 내려가기 전 갈림길에서 오른쪽은 덕릉고개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이 수락산으로 직행하는 길이다. 덕릉고개 위를 가로질러 고가도로처럼 만든 왼쪽 길의 당초 용도는 야생동물 이동통로다. 덕릉고개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3.55㎞ 거리다. 불암산 들머리에서 5㎞를 걸어가야 하는 불암산 코스보다는 짧지만 급경사 구간이 상대적으로 더 길어 조금 더 힘들다.
수락산 오름길 초입에 한자로 ‘千壽㝱’이라고 새겨있는 반듯하게 다듬어진 돌이 보인다. ‘㝱’자가 어려워 산행 후 찾아보니 ‘꿈 몸(夢)’자와 동자(同字)라고 나온다. 돌 뒷면에는 ‘한 아버지에 꿈으로 만든 길’이라 쓰여있는데 문장이 어색한데다 무슨 사연인지 알 수 없어 호기심만 자극한다. 한동안 군부대 철조망이 길을 따라 완만하게 계속 이어진다. 군부대는 1시간 20분 정도 올라간 거대 암반 위에 서야 비로소 전체 모습과 규모를 알 수 있다. 비로소 덕릉고개 건너 불암산도 정상을 보여준다.
거대 암반에서 25분 정도 올라가면 단일 암봉으로 된 도솔봉(540m)이다. 곧장 올라붙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진행해야 도솔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만날 수 있다. 그곳 표지판에 도솔봉까지 170미터라고 표시된 것을 보고 힘들다고 포기하는 것은 수락산의 최고 조망터를 놓치는 것이다. 평소 나도 수락산을 오를 때 힘들다는 이유로 도솔봉을 지나쳤는데 이번에 종주를 의식해 처음 올라갔는데 이렇게 멋진 조망터를 그동안 소홀히 한 게 수락산에 미안할 정도다. 도솔봉은 수락산의 위성봉같은 존재이긴 하나 508m 높이의 불암산보다는 엄연히 20m나 높은 별개 봉우리다. 도솔봉은 북한산의 원효봉 의상봉 영봉, 도봉산의 신선대나 포대능선 암봉처럼 사방이 바라보이는 천혜의 조망터다. 그런점에서 도솔봉은 불수사도북의 다른 산들을 빛내주는 조력자요 테라스다. 불수사도북에 속한 5개 봉우리 전부가 바라보인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도솔봉에 올라야 불수사도북 종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도솔봉은 반드시 올라가야 할 곳이다. 도솔봉에 오르는 사람들이 드물다보니 한적하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잠시 잊게해줄 정도로 조망도 빼어나다.
도솔봉은 반드시 올라가야… 조망 빼어나고 종주 인증을 받기 위해
도솔봉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1㎞ 거리다. 중간에 거쳐야 하는 치마바위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치마바위에서 뒤돌아 도솔봉을 바라보니 도솔봉을 올라가지 않았던 다른 때와 달리 느낌이 새롭다. 치마바위에 앉아 수락산 정상을 올려다보니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곳곳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영락없는 수석 전시장이다. 하강바위와 탱크바위가 멀리서도 보인다. 치마바위에서 코끼리바위 아래까지는 수 분 거리다. 코끼리바위는 전체를 보지 말고 꼭대기를 봐야 한다. 영락없는 아기 코끼리가 엄마 등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수락산 정상 부근에는 바위 능선마다 재밌는 이름의 바위가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라 내 눈에는 모두 보이지 않는다.
코끼리바위 아래에서 데크계단을 타고 내려갔다가 능선 뒤쪽 아래에 위치한 간이음심점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니 왼쪽 100미터 지점에 철모바위가 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가던 길을 가기 위해 철모바위를 포기하니 두고두고 아쉽다. 능선을 따라 걷다가 10분간 마지막 피치를 올리니 마침내 수락산 정상인 주봉(638미터)이다. 정상에 서면 사방의 산들을 볼 수 있어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남쪽으로는 도솔봉과 불암산이, 서쪽으로는 도봉산과 북한산이, 북쪽으로는 도정봉과 동막봉 그리고 그 뒤로 불곡산과 감악산 등 연봉이, 동쪽으로는 향로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수락산행의 매력은 정상 조망에다 매끄러운 암질이 빚어낸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만나는 것이다. 전국의 어느 산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
▲수락산 정상~기차바위
수락산 정상에서 350미터를 걸어 내려가면 기차바위(홈통바위)로 이어진다. 기차바위는 수 십 미터에 이르는 슬랩(경사가 보통 정도의 암반 구간)을 안전로프를 이용해 오르내리는 수락산의 명품 구간이다. 그런데 기차바위 입구에 의정부시청이 기차바위 등산로를 폐쇄했다며 우회하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폐쇄 이유는 2022년 2월 20대 청년이 기차바위 안전로프를 고의로 절단했기 때문이다. 청년은 2021년 12월부터 3월 사이에 수락산 주봉(정상)과 도정봉, 도솔봉, 국사봉(남양주 별내), 불암산 애기봉(남양주 별내)의 정상석을 훼손해 산 밑으로 떨어뜨리고 기차바위 등에 설치되었던 안전로프 6개를 잘랐다. 의정부시청은 견고한 안전로프를 다시 설치할 때까지 기차바위 등산로를 폐쇄한다 해놓고 1년이 지난 2023년 6월 현재까지도 복구하지 않고 있다. 해서 의정부시청 녹지산림과에 전화해 언제쯤 재개방하느냐고 물었더니 직원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재개방 계획이 없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기차바위로 내려가지 못하고 우측으로 10분 정도 돌아 기차바위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
산에서 출입통제 구간을 만날 때마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다. 정말로 위험한 곳이라면 출입통제를 이해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곳도 출입통제 구간으로 정하는 것을 볼 때마다 혹시 그곳에서 누군가 다치면 공무원들이 뒤처리를 하는게 귀찮아서 그런게 아닌가 의심을 하게 된다. 전국의 모든 신문 기사를 수록한 ‘빅 카인즈’나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수락산 기차바위 사망(혹은 사고)’을 키워드로 검색해도 단 한건이 검색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의정부시청이 안전을 이유로 출입통제하고 있으니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산행 시 위험은 각자 조심할 일이다. 물론 정말 위험한 곳은 행정력으로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까지 금지하는 건 행정력의 남용이다. 아들 하나 뿐인 엄마가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처럼 자칫 전 국민의 모험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
기차바위 같은 곳은 출입통제하기 보다는 ‘위험하니 우회를 권한다’ 정도로 안내하고 각자 알아서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도 사고가 났다면 그건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다. 이 대목에서 언론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만 나면 공무원들을 무조건 질타하니 어느 공무원이 견뎌내겠나. 기차바위 통행로의 조속한 복구를 의정부시청에 촉구한다.
▲도정봉~동막봉~동막골~회룡역
기차바위에서 도정봉까지는 1.75㎞다. 도정봉 높이가 526m나 되어 안부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기차바위 구간을 우회해서 안부로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산길은 서서히 가팔라져 도정봉으로 연결된다. 기차바위 아래에서 도정봉까지 1시간이 걸렸다. 오래 걸린 이유는 오전 8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데다 습한 날씨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고 지쳤기 때문이다. 의정부 장암동에 속해있는 도정봉까지 북쪽으로 뻗어나가던 능선은 왼쪽(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야트막한 동막봉으로 이어진다. 거리는 280m에 불과해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종주의 마지막 지점은 동막봉에서 2.2㎞ 내려가는 동막골이다. 불수사도북 공식 루트는 반드시 이 능선을 따라 하산해야 한다. 동막봉에서 동막골 하산길은 두 갈래다. 어느 길로 내려가든 동막골에서 만난다. 산길 모습도 비슷하다. 체력이 딸리다보니 하산길인데도 속도가 더디다. 무릎 보호라는 강박 때문에 더더욱 늦다. 결국 2.2㎞ 내리막길을 1시간 걸려 내려갔다. 15㎞를 걷는데 점심과 휴식 시간 포함해 총 9시간 30분이 걸렸다. 나 때문에 30분~1시간 지체되었을 것이다. 걸음걸이는 3만8000보다.
그런데 아직도 가야할 길이 남았다. 비록 평지 아스팔트길이긴 하지만 회룡역까지 1.4㎞를 더 걸어야 한다. 시내 구간이라도 오로지 걸어서 이동해야 종주로 인증되지만 덥고 습한 날씨에 만사가 귀찮아 회룡역까지 버스나 택시를 타려고 했으나 마땅한 교통 수단이 없어 할 수 없이 걸어갔다. 결과적으로 불수사도북의 원칙에 따르게 되었다. 동막골로 내려선 다음 도로 아래 터널을 빠져나가 동막천을 따라 아파트촌으로 간 다음에는 행인들에게 회룡역길을 묻는 것이 알바를 피하는 상책이다.
종주 후 불암~수락 종주와 사패~도봉 종주 중 어느 코스가 더 힘드냐고 물으니 희용과 DK는 사패~도봉이 더 힘들다고 한다. 나는 불암~수락이 더 힘들다. 사패~도봉은 일단 사패산만 올라가면 그 다음부터는 경사길이 완만하고 불암~수락 구간보다 짧기 때문이다. 나중에 두 친구도 내 의견에 동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