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박스

‘유행성출혈열’ 바이러스 세계 최초 발견하고 진단법과 백신까지 개발한 이호왕 박사는 ‘한국의 파스퇴르’

↑ 이호왕 박사

 

by 김지지

 

‘한국의 파스퇴르’ 이호왕 전 고려대 명예교수가 국가보훈처 산하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장된다. 지난 2022년 7월 5일 94세를 일기로 타계한 고인은 현재 서울추모공원에 안장되어 있다.

 

미 대학원에서 처음 부여받은 과제는 일본뇌염 연구

1976년 4월 30일자 조선일보 사회면에 ‘유행성출혈열 병원·면역체 규명’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크게 실렸다. 세계 예방의학계와 미생물학계가 반 세기 동안 매달렸으나 아무도 풀지 못한 괴질의 정체를 한국인 의학자가 마침내 밝혀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호왕(1928~2022) 박사였다. 이호왕은 함경남도 신흥의 부잣집에서 태어났다. 1948년 5년제 함흥의과대학(당시 함흥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다가 1950년 6·25 전쟁 발발 후 월남해 1951년 서울대 의과대 본과 1학년으로 편입했다. 학부 시절 그가 꿈꾼 것은 내과의사였다. 하지만 1954년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미생물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전염병을 모르고는 제대로 내과의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그에게 1955년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 정부가 서울대의 젊은 학자들에게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공부할 기회를 준 것이다. 이호왕은 1955년 9월 미네소타대로 유학을 떠나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시 밟았다. 박사 과정을 시작한 그에게 처음 주어진 연구과제는 일본뇌염 연구였다. 그는 매주 수요일 새벽마다 도살장으로 달려가 도살된 임신 돼지에서 태아를 끄집어냈다. 그것을 가져다 신장을 꺼내고 상피세포를 조직배양한 후 뇌염바이러스를 접종했다. 그런 험한 일을 7개월 동안 계속한 끝에 마침내 뇌염바이러스에 의해 파괴되는 신상피세포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미국 잡지에 발표했다.

그러자 박사학위 지도교수가 한 가지 과제를 더 주었다. 뇌염바이러스의 감염경로와 면역기전(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원리)에 관한 연구였다. 이번엔 원숭이와 씨름했다. 원숭이에게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접종한 후 1시간 간격으로 혈액을 체취하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이런 실험을 1년간 계속한 끝에 1959년 12월 마침내 ‘일본뇌염 바이러스의 원숭이에서의 면역기전’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그해 말 귀국했다. 당시 일본뇌염은 우리나라에서도 무서운 병이었다. 1년에 6,000~8,000명이 감염되어 그 중 3,000~4,000명이 사망했다. 뇌염은 대부분 어린이들이 희생되는데 병에 걸렸다가 낫는다고 해도 뇌에 후유증이 남아 기억력이 나빠지고 잘 걷지도 못했다.

‘유행성출혈열 병원·면역체 규명’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1976년 4월 30일자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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