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박스

조지 케넌의 ‘장문의 전보’(1946년)… 전후 미국 봉쇄정책의 이론적 기반이자 냉전시대 서막 연 대소(對蘇) 정책 보고서

↑ 조지 케넌과 ‘장문의 전보

 

by 김지지

 

최근 미국 유력 싱크탱크와 언론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교체를 미국의 대중 전략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공세적 기고문이 실리면서 미·중 간 신냉전에 대한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익명의 전직 미 고위당국자는 애틀랜틱카운슬에 게재한 ‘더욱 장문의 전보’라는 제목의 80장 분량의 보고서에서 시 주석을 “민주주의 세계 전체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보고서 제목도 소련 봉쇄 정책의 토대가 됐던 조지 케넌 주소련 미국 대사대리의 1946년 보고서 ‘장문의 전보’에서 따왔다는 점에서 과거 냉전에 버금가는 워싱턴 조야의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넌이 작성한 ‘장문의 전보’ 내용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자신이 수립한 정책이 수십 년간 자유세계의 한 축을 이뤘다는 점에서 그는 행운아

2차대전이 끝났을 때 미국은 전후 세계가 소련과의 치열한 갈등으로 얼룩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소련과 더불어 세계 평화를 쉽게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미 정부의 생각이었다. 당시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에게 소련은 함께 파시스트를 물리친 동지였고 동맹국이었다. 종전 후, 동구권과 한반도에서 부딪쳐 생기는 마찰음에 대해서도 상호 이해 부족이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다. 확장 욕을 불태우는 소련의 실체를 빨리 간파해야 했으나 트루먼의 통찰력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다.

그 무렵 소련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해 냉철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주 소련 대리대사 조지 케넌(1904~2005)이었다. 그는 1929년부터 독일에서 소련의 정세를 관찰·분석하고 미국과 소련이 국교를 수립한 1933년부터는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에서 근무하며 소련의 내밀한 속사정을 들여다본 소련통이었다. 2차대전 발발 전 소련을 떠났다가 전쟁 막바지 무렵인 1944년 7월부터 주 소련 대리대사로 근무해 누구보다 소련의 실상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의 연구와 경험은 1946년 2월 22일 미 국무장관 제임스 번스에게 보낸 한 통의 전보를 통해 워싱턴에 전달되었다. 전후 미국 봉쇄정책의 이론적 기반이자 냉전시대의 서막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장문의 전보(Long Telegram)’였다. 내용은 5,300자로 길었으나 요지는 간명했다. “대소 정책은 러시아인들의 팽창주의적 경향에 경각심을 갖고 봉쇄하는 정책이어야 한다”며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결국 소련은 붕괴하거나 점점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케넌의 전보는 당시 트루먼 정부의 내부 문건으로 회람되면서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트루먼은 1947년 3월 12일 이른바 ‘트루먼 독트린’을 발표할 때 케넌의 주장을 인용함으로써 케넌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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