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 구석구석

[월악산 국립공원] ① 금수산(錦繡山)은 퇴계 이황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고 감탄한 100대 명산

↑ 독수리 바위. 멀리 충주호가 보인다.

 

by 김지지

 

상천리주차장 → 망덕봉 → 금수산 → 상천리주차장  :  9.1㎞ 7시간 40분

 

▲월악산 국립공원

월악산은 충북 단양군·충주시·제천시와 경북 문경시에 걸쳐있는 국립공원이다. 공원 내에 문수봉(1,161m), 대미산(1,115m), 영봉(1,097m), 황장산(1,077m), 금수산(1,015m) 등 1,000m 급 봉우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있으나 그중 대표 봉우리는 사방 어디에서나 바라보아도 늘 기세등등한 모습의 영봉이다.

월악산은 크게 서쪽의 송계지구와 동쪽의 금수산·도락산지구로 나뉜다. 송계지구의 중심은 영봉이고 동쪽의 중심은 북쪽의 금수산과 남쪽의 도락산(964m)이다. 산이 높으니 골도 깊다. 대표 계곡은 월악산릉 서쪽의 송계계곡이다. 소나무가 울창하고 곳곳이 비경이다. 동쪽에서는 선암계곡이 감탄을 자아낸다. 단양팔경 중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세 곳이 이 계곡에 있다. 충주호(청풍호)까지 가세해 산과 골과 호가 게절마다 옷을 바꿔 입으며 맵시 자랑에 열심이다. 월악산이 진가를 인정받는 것은 이곳의 산 중 네 곳이 100대 명산에 속한다는 것이다. 산림청을 기준하면 영봉, 금수산, 도락산, 황장산이고 블랙야크를 기준하면 영봉, 금수산, 도락산이다.

 

☞ 클릭! 월악산 국립공원 지도

 

▲금수산 지구 : 금수산, 가은산, 구담봉·옥순봉·제비봉

월악산 국립공원 내 금수산지구는 공원의 북동쪽에 치우쳐 있어 영봉과 송계계곡 주변으로 형성된 월악산의 중심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런데도 인기를 끄는 것은 산세도 산세지만 지구 내 어느산 어느봉에 올라도 충주호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주호는 1985년 충주댐 준공으로 조성된 인공호수다. ‘육지 속의 바다’로 불릴 만큼 소양호(29억t) 다음으로 담수량(27.5억t)이 많다. 충주호가 공식 명칭이긴 하나 제천시에서는 청풍호라 따로 부른다. 전체 호수 면적 중에서 제천시에 속한 면적이 가장 넓고 제천시에서도 청풍면에 속한 면적이 가장 넓기 때문이다. 금수산 지구를 대표하는 산과 봉은 금수산과 가은산 그리고 구담봉·옥순봉·제비봉이다.

금수산 지구에 이런저런 흔적을 남긴 이는 조선 중기의 퇴계 이황이다. 당쟁을 피해 단양군수로 부임했을 때 단양 곳곳을 돌며 여러 자취를 남겼다. 금수산(錦繡山), 옥순봉(玉筍峰) 이름을 직접 짓고 단양팔경의 여덟곳 명승지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월악산의 대미산(大美山) 이름도 퇴계 작품이다.

제비봉의 540m봉에서 바라본 구담봉(왼쪽), 가은산과 그 뒤의 금수산(가운데), 말목산(오른쪽)

 

▲금수산 등산로

금수산(1,015m)은 금수산지구의 맏형답게 산세가 웅장하다. 산림청과 블랙야크 지정 ‘100대 명산’이고 옥순봉과 함께 ‘제천 10경’에 속한다. 금수산은 원래 백운산으로 불렸다. 금수산 남쪽 산자락에 위치한 마을 이름이 백운동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다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가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고 감탄한 뒤 금수산(錦繡山)으로 이름이 바꾸었다고 한다.

금수산 지도

 

금수산 산행에는 총 3개의 들머리가 있다. 첫 번째는 능강교~얼음골(제천 자드락길 3코스)을 지나 오르는 코스, 두 번째는 제천 상천리 백운동마을에서 오르는 코스, 세 번째는 단양 적성면 상리 상학마을에서 오르는 코스다. 세 코스 중 국립공원이 인정하는 공식 코스는 상천리 백운동마을 코스와 상리 상학마을 코스 두 곳이다.

상학마을 코스는 정상까지 오르는 가장 짧은 등산로(2.6㎞)이고 시간도 1시간 30분~2시간 정도여서 무난하지만 능선길이 단조롭다는 게 단점이다. 그래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이 상천리 백운동 원점회귀 코스다. 상천리주차장이 잘 구비되어 있어 주차가 편리하고, 용담폭포를 기점으로 왼쪽의 망덕봉(916m) 등산로와 오른쪽의 금수산 정상 등산로가 나뉘어 있어 들머리와 날머리를 다르게 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산행

 

상천리주차장 → 망덕봉 → 금수산 → 상천리주차장

2020년 6월 6일 금수산에 오른 일행은 대학친구인 동규 태성 희용이다.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희용이 계획을 짜고 대장 역할을 했다. 내비게이션에는 상천리주차장이 있는 ‘상천휴게소’를 찍었다. 그곳이 우리의 들머리이자 날머리다. 즉 왼쪽(서쪽)의 망덕봉(916m)으로 올라갔다가 동쪽의 금수산 정상을 찍고 남쪽 하산길을 통해 백운동마을로 원점회귀하는 것이다. 짧은 거리가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산행을 마치고 나니 거리는 8.2㎞이고 시간은 7시간 40분이나 걸렸다.

충주호 주변 호숫가길이 다 그렇지만 상천리주차장 가는 길도 깔끔하고 깨끗하다. 이곳에서 1년 정도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주차 후 주변을 살펴보는데 도로 건너편에 가은산 들머리 중 한 곳이 있다. 그곳에서 가은상 정상까지 거리는 3.2㎞다. 그때까지만 해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어서 그저 그런 산이려니 했는데 나중 다녀와 알고보니 기암 전시장 소리를 들을만큼 기암의 명소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촌로는 “중국의 장가계에 버금간다”고 자랑이다. 올라가야할 산이 또 하나 생겼다.

등산 초입길

 

마을을 벗어나 얼마 지나지 않은 곳에 등산객 숫자를 자동 체크하는 상천공원지킴터가 있고 그 옆에 ‘금수산 숨은 비경 용담폭포’라고 새긴 대형 바위가 있다. 부근 어딘가에 용담폭포가 있다는 표석인데 그 옆에 금수산과 용담폭포 안내문이 길게 쓰여있어 살펴봤더니 문장이 엉망이다. 명색이 국립공원인데 문장이 이 정도 수준이다. 문장의 일부를 인용한다. ‘금수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신선봉은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용담에서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산봉우리의 명당은 주나라 천자의 묘소로 전승한다’ ‘전설에 따르면, 주나라 황제의 세숫대야에 비친 명산을 신하가 둘러보니 산의 정기가 빼어난 명당에 봉분을 만들자 남쪽으로 용담에서 금수산을 수호하는 신룡이 울부짖으며 승천할 때 남긴 발자국 3개를 상탕 중탕 하탕의 3담으로 부른다’

 

금수산 정상에서 사방 살펴보니 월악산 영봉 우뚝하고 가은산 버티고 있어

상천공원지킴터에서 10여 분 치고 올라가니 멀리서 용담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3개의 작은 선녀탕과 30m의 용담폭포가 비교적 뚜렷하게 보인다. 하산할 때 가까이 다가갈 생각이었으나 산행이 힘든 탓에 아쉽게도 들르지 못했다. 암릉길을 50분쯤 오르니 왼쪽으로 산릉 하나가 길게 펼쳐진다. 산릉 사면은 크고작은 바위들이 다닥다닥 모여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바위 사이사이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등산객들에게 풍치를 선사한다. 암릉길 주변의 수종은 다양하지 않다. 흙보다는 바위가 많아서 그런지 아름드리 나무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용담폭포

 

다시 10여분 정도 암릉길을 올라가면 충주호를 배경으로 능선 위에 홀로 솟아 있는 바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금수산의 명물 족두리바위와 독수리바위다. 그 뒤로 충주호가 길게 펼쳐있다. 다시 20분 정도 오르니 사방을 조망할 수 있게 잘 꾸며놓은 데크 전망대가 쉬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전망대를 지나 마지막으로 급경사 암릉을 치고 올라가니 마침내 능선이다. 그곳에 왼쪽 망덕봉까지는 0.1㎞, 오른쪽 금수산 정상까지는 1.8㎞, 우리가 올라온 상천주자장까지는 2.7㎞라고 표시된 방향목이 있다.

망덕봉에는 비교적 널찍한 터에 정상석이 놓여 있다. 다만 사면이 떡깔나무 등 잡목에 둘러싸여 있어 조망은 없다. 망덕봉의 서쪽 능선은 마치 설악산의 용아장성과 흡사하다고 해서 소용아릉이라 불린다. 능선 조망은 좋으나 산행 난이도가 매우 높은 암릉 구간이어서 산행금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그래도 이 코스를 즐기는 산행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우리는 망덕봉 아래 평지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 동쪽의 금수산으로 향했다.

망덕봉에서 금수산까지 거리는 1.9㎞다. 중간이 움푹 파인 지형이어서 두 봉우리 사이의 얼음재까지 10~15분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얼음재에는 얼음골로 내려가는 급경사 흙길이 북쪽 사면으로 있으나 국립공원의 공식 코스는 아니어서 지도나 이정표가 없다. 그래도 능강교~얼음골~얼음재~망덕봉~금수산 코스를 찾는 단체 등산객들이 드문드문 있다. 얼음재에서 얼음골까지는 경사가 가파르고 미끄럽다. 다행히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얼음골에서 초입의 능강교까지는 제천 자드락길 3코스와 일치해 크게 무리는 아니다. 다만 능강교~얼음골 거리가 5.5㎞나 되어 산행이 목적인 등산객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다.

망덕봉 정상

 

9.1㎞ 거리, 7시간 40분 걸려

우리의 목적지는 금수산이다. 얼음재를 지나 40여 분쯤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길을 오르면 어느 순간 암릉 틈에서 금수산 정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 능선이 칼날 같은 암릉이어서 정상에 다가갈수록 데크 등이 인공시설물이 많다. 정상에도 두 세 개의 바위가 솟아있고 주변에 넓은 데크가 조성되어 있다. 쉬어가기에 좋다. 주변을 살펴보니 남서쪽으로 청풍호 너머 멀리 월악산 영봉이 우뚝하다. 남쪽으로는 가은산이 버티고 있고 그 너머에 옥순봉·구담봉이 있을테지만 금수산 초자로서는 정확한 식별이 쉽지 않다.

금수산 정상. 저곳이 마지막 데크길이다. 그 위가 정상이다.

 

이제 하산이다. 올라왔던 망덕봉 쪽이 아니라 남쪽의 급경사 숲길 쪽이다. 데크로 되어 있긴 하나 매우 가파르다. 우리야 내려가는 길이지만 올라올 때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500m쯤 내려서니 금수산삼거리다. 오른쪽 길은 백운동 마을의 상천리 주차장(3㎞) 방향이고 왼쪽 길은 상학주차장(2.3㎞) 방향이다.

상천리주차장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가니 비로소 완경사다. 제주 곶자왈 같은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띄지만 그래도 이쪽 하산길은 조망이 없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오름길과 내림길을 같이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 이 길이 차선책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6시20분이다. 오르고 내리는데 7시간 40분이 걸렸다.

구체적으로 시간과 거리를 살펴보자. 시간은 상천주차장 출발(10:43) → 상천공원지킴터(11:00) → 용담폭포 전망대(11:13) → 망덕봉 정상(13:35) → 점심 → 금수산 정상(15:42)→ 금수산삼거리(16:31) → 상천공원지킴터(18:08) → 주차장(18:20) 순이다. 거리는 상천주차장 →(0.8㎞)→ 용담폭포 →(2.6㎞)→ 망덕봉 →(1.6㎞)→ 망덕봉 삼거리 →(0.3㎞)→ 금수산 정상 →(0.5㎞)→ 금수산 삼거리 →(2.5㎞)→ 용담폭포 →(0.8㎞)→ 상천주차장이다. 그런데 이 거리는 국립공원의 지도상 거리이고 실제 GPS 거리는 이보다 약간 짧다.

금수산 정상표지석을 가운데 두고 찰칵

 

▲정방사길(자드락길 2코스)

 

숲길 거리 왕복 3.2㎞에 1시간 30분 정도 걸려

금수산까지 왔으니 금수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정방사와 얼음골 생태길도 알아보자. 마침 정방사길과 얼음골 생태길은 청풍호 자드락길 2코스와 3코스와 일치한다. 자드락길은 제천시가 청풍호 변에 야심차게 조성해놓은 총 길이 58㎞의 길을 7개 코스로 구분한 트레킹길이다. 자드락길이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말한다.

2코스와 3코스의 출발점은 충주 ES리조트 부근의 능강교다. 능강교는 능강계곡이 충주호(청풍호)와 연결되는 하류 지점에 설치된 59m 길이의 다리다. 능강교 주차장에서 2코스 이정표를 따라가면 천년고찰 정방사로 이어지고, 3코스는 능강구곡을 따라 오르는 얼음골 생태길이다.

정방사는 금수산 신선봉 자락인 미인봉(596m) 남쪽 7부 능선 언저리에 자리 잡고 있는 유서깊은 사찰이다. 1350여년 전 신라 문무왕 2년(662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금수산과 청풍강의 맑은(淨) 물과 향기로운(芳) 꽃들이 어우러졌다고 해서 정방사(淨芳寺)다.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다.

정방사에서 바라본 충주호와 멀리 월악산의 봉우리들

 

일렬로 배치된 전각들이 바위 절벽 아래 아찔하게 자리잡고 있어

능강교~정방사 길은 전체적으로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다만 일부 구간은 시멘트길이 아닌 흙길이다. 시멘트길이든 흙길이든 나무가 무성한 숲길이어서 걷는데 불편함이 없다. 걷다가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도 곳곳에 있다. 숲길 거리는 왕복 3.2㎞에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승용차로도 절 아래 주차장까지 접근할 수 있는데 이 시멘트길은 순수 트레킹길보다 훨씬 길어 한참을 들어가야 주차장이 나온다. 정방사 가는 숲길은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이다가 정방사가 가까워지면 급격히 가파라진다.

정방사 바로 앞에는 한 두명이 지나갈 만한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있고 그 사이로 돌계단이 나 있다. 일반 사찰의 일주문을 대신하는 석문(石門)이다.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한국에서 절로 들어가는 가장 좁은 길이라고 한다. 경내로 올라서니 일렬로 배치된 전각들이 의상대라는 바위 절벽 아래 아찔하게 자리하고 있다.

정방사와 의상대 바위

 

의상대 바위 아래에 비를 피할 수 있는 큰 공간이 있고 그 옆에 ‘낙석 위험 동전은 맷돌 위에’ 문구가 보여 뭔가 살펴봤더니 바위 사이에 동전을 끼워놓으면 바위에 균열이 생겨 무너질 수 있으니 동전을 넣지 말아달라는 당부였다. 그런데도 틈 사이에 동전이 있다.

원통보전을 뒤로 하고 시야를 멀리 하면 월악산과 청풍호가 발아래 펼쳐진다.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월악산 영봉과 산릉도 겹겹이 이어진다. 원통보전 옆으로 해수관음보살이 청풍호를 바라보고 서있다. 의상대사가 강원도 낙산사에서 관음보살을 꿈에서 보고 해수관음보살을 세웠다고 한 것에 착안, 의상대사와 관계가 있는 정방사에도 해수관음보살상을 세운 듯하다.

 

▲얼음골 생태길(자드락길 3코스)

 

왕복 11㎞에 4시간 남짓 걸리는 트레킹 코스

얼음골 생태길은 능강교에서 출발해 능강구곡을 지나 종점인 얼음골을 왕복하는 코스다. 편도 거리가 5.4㎞이므로 왕복으로 치면 11㎞나 되고 오고가는 시간만 4시간 남짓 걸린다. 능강구곡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는 9개의 명소가 있었다. 하지만 충주댐 건설로 이 지역이 수몰되면서 6개 곡의 위치가 졸지에 상류에서 하류로 바뀌고 손상되었다.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어서 6개 곡을 살펴볼 수는 있다.

자드락길 3코스 이정표를 따르기에 앞서 능강교 아래쪽으로 내려가 계곡 하류 방면으로 나아가면 능강구곡의 1~3곡인 쌍벽담(雙璧潭·두 절벽이 있는 연못), 몽유담(夢遊潭·꿈에 노니는 연못), 와운폭(臥雲瀑·구름이 누워서 흘러가는 듯한 폭포)을 볼 수 있다. 다만 청풍호의 수위가 올라가면 보이지 않고 갈수기에만 보인다. 다시 차도로 올라와 2분 정도 올라가면 능강교 바로 아래부터 4~6곡인 관주폭(貫珠瀑·진주 물방울이 흐르는 것 같은 폭포), 용주폭(龍珠瀑·구슬이 절구 방아를 찧는 듯한 폭포수), 금병대(錦屛臺·병풍으로 두른 듯한 자연대석)가 연달아 나타난다. 작은 대리석으로 된 표지석을 잘 찾아야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자드락길 3코스

 

얼음골까지의 본격적인 트레킹은 6곡인 금병대까지 돌아본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얼음골 생태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금세 울창한 수림에 둘러싸인 계곡길이다. 5분쯤 나아가면 7곡인 연자탑(燕子塔·제비가 날아갈 듯한 형상의 기암)이 빽빽한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20분 정도 오르면 얼음골 생태길의 명물인 돌탑 무더기가 나타난다. 인근의 관봉 스님이 3년에 걸쳐 쌓았는데 지금은 돌탑 옆 민가에 거주하는 한 부부가 돌탑을 관리하고 있다.

 

여름에도 얼음이 얼 정도로 추워 ‘한양지(寒陽地) 얼음골’

숲속을 간간히 비추는 햇살을 받으며 돌탑 무더기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계곡 안에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능강교에서부터 1.7㎞ 떨어진 8곡인 만당암(晩塘岩·수십 명이 너럭바위에 앉아서 시를 지었다는 명소)이다. 100명 정도는 모여 앉아 이야기하거나 작은 집회라도 열 수 있는 넓이다. 너른 바위 어딘가에 ‘만당암(晩塘岩)’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만당암 (출처 제천시)

 

만당암에서 50m쯤 위로 가면 ‘얼음골 와불’이 나타난다. 마치 부처가 상류 쪽에 머리를 두고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의 5m 길이 바위다. 그러나 정작 탐방객들은 이를 모르고 와불 위에 앉아 탁족을 즐긴다고 한다. 이후 제9곡인 취적대(翠滴臺·푸른 비취색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넓적한 바위)까지 편안한 숲길이 1㎞ 정도 이어지고, 등산길이 잘 다듬어져 있다. 취적대로 가기 직전에 나오는 넓은 못이 취적담이고, 이곳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취적폭포다. 취적대부터 취적담에 이르는 풍광은 기암괴석과 계곡, 폭포가 어우러져 능강구곡의 으뜸 절경으로 꼽힌다.

취적대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취적대를 지나 얼음골로 가는 길은 폭이 좁고 경사도가 가파르다. 본격적인 트레킹 코스다. 지금까지 흙길이었다면 이곳 부터는 거친 돌길이다. 자그마한 구름다리를 건너서 500m쯤 가면 너덜지대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지만 길이 험하고 꾸준한 오르막이라 제법 빠듯하다. 하지만 굴참나무 등 참나무 군락이 햇빛을 가려주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

계곡 갈림길까지 2.3㎞를 더 나아가면 얼음골 방향으로 설치된 큰 출렁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직진하면 신선봉으로 가는 길이지만 등산로는 매우 희미한 편이다. 계곡을 버리고 출렁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금수산 7부 능선 골짜기로 오른다.

골짜기에 접어들면 냉기 섞인 바람이 골짜기 위에서부터 불어 내려와 땀을 식힌다. 300m쯤 오르면 큰 데크와 함께 사면 전체가 너덜로 이루어진 한양지(寒陽地) 얼음골이다. 여름에도 얼음이 얼 정도로 추워 찰 한(寒)자가 붙었다. 안내판에는 돌무더기를 40㎝가량 들추면 밤톨만한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쏟아진다고 쓰여있지만 각종 산행기를 보더라도 얼음을 봤다는 사람은 없다. 여름의 절정에만 볼 수 있는 현상이라는데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얼음골 돌무더기 속에서 서늘한 바람이 흘러나와 더위를 식혀주는 것만은 분명하다. 얼음골 바로 옆에 망덕봉 이정표가 있다. 얼음재로 오르는 가파른 된비알이다. 30분 정도 빠듯하게 오르면 얼음골재에 오를 수 있으나 국립공원이 인정하는 공식 코스는 아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