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조선의 대표적 화폐 ‘상평통보’ 처음 주조

200여 년 동안 조선의 대표적인 화폐로 통용되던 ‘상평통보(常平通寶)’가 1678년(숙종4년) 1월 23일 처음 주조됐다. 점점 많은 수의 농민들이 상업에 종사하고 이 때문에 줄어든 세금을 상인들로부터 거둬들일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던 때였다. 화폐 가치는 1문(文)이 2돈 5푼이고, 100문이 1냥(兩), 10냥이 1관(貫)이었다.

엽전으로 불리는 상평통보의 유통으로 화폐제도가 정착되고 상업경제도 근대적인 면모를 갖춰갔지만 유통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였다. 몇 백 개의 엽전이 은1냥 가치 밖에 안돼 고액을 운반할 때 운반비를 따로 책정해야 하는 것도 골칫거리였다. 예나 지금이나 돈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지 “떳떳상 평할평 통할통 보배보자 / 구멍은 네모지고 사면은 둥그러서 / 땍대글 구을러 간 곳마다 반기는구나 / 어쩌다 조그만 금조각을 두창이 다투거니 나는 아니 좋아라.”라는 사설시조가 유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상평통보는 대원군이 쪼들리는 국가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주조(1866년)한 당백전과 조폐전문기관 전환국의 설치(1883년)로 자기 소임을 다하고 서서히 자취를 감추다 1894년 발행이 전면 중단됐다. 참고로 ‘공것’을 의미하는 ‘개평’의 어원도 상평통보에서 나왔다. 상평통보에서 ‘평’을, 낱개에서 ‘개’를 따 ‘낱돈을 준다’는 뜻으로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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