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3월 27일, 세계적인 수영선수 조니 와이즈 뮬러가 6대 타잔으로 출연한 영화 ‘유인원 타잔’이 미국 뉴욕에서 개봉됐다. 뮬러는 1922년에 100m 자유형에서 세계최초로 1분 벽을 끊은 이래 1928년까지 세계기록을 24번이나 갱신하고 2번의 올림픽에도 출전해 5개의 금메달을 딴 최고의 수영선수였다. 192cm의 큰 키에 수영으로 다져진 몸매, 게다가 수려한 외모까지 뽐내며 넝쿨을 타고 “아아아~ 아아아아~”를 외치는 뮬러의 등장으로 타잔은 비로소 오늘날 우리 머릿속에 남아있는 할리우드풍의 매끈한 타잔으로 변모했고 그때부터 지적이고 에로틱한 이미지의 타잔이 됐다.
‘타잔’이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12년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가 잡지 ‘올 스토리’에 ‘타잔’을 발표하면서였다. 버로스는 군인이 되고자 사관학교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뒤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타잔을 발표한 그 해에 ‘화성의 왕자’라는 공상과학소설로 성공을 거두고 대중작가가 됐다. 타잔은 1914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첫 권이 인기를 끌자 이후 32년 동안 26편이나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56개국 언어로 번역돼 250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타잔 스토리는 지금까지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90여 편의 영화와 수백권의 만화, 라디오, TV 프로그램으로도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타잔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된 것은 1918년 2월 14일로 첫 타잔역은 프로레슬러 출신의 엘모 링컨이 맡았다. 초기에는 머리띠를 두르고 왼쪽어깨에 털가죽을 비스듬히 멘 원시인 모습이었지만 뮬러 때부터 쭉 뻗은 다리를 드러낸 수영복 차림의 타잔으로 변신했다. 타잔은 원숭이들의 언어로 ‘하얀 피부’를 뜻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