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헝가리에서 대규모 반소(反蘇) 봉기 점화

1953년 스탈린 사후, 독재체제로부터 집단지도체제로 이행한 소련이 일시적이나마 동구권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헝가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해 7월, 철권통치를 행사해온 라코시가 당 총서기로 물러나고 개혁주의자 너지 임레가 총리에 올랐다. 너지가 자유화정책을 펼치며 국민의 지지를 모으자 라코시는 2년도 안돼 너지를 우익편향이라는 이유로 해임하고 공산당으로부터도 추방해 시계추를 과거로 되돌렸다.

1956년 2월, 흐루쇼프의 스탈린 비판으로 동구권에 또 한 번 희망이 싹트자 그해 6월 폴란드가 첫 반소(反蘇) 봉기의 불을 지폈다. 불은 헝가리에까지 번져 10월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대규모 반소봉기가 일어났다. 소련군 철수, 너지 복귀, 자유선거 등을 요구하는 10만 명의 시위대에 경찰이 발포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튿날 공산당은 무마책으로 너지를 총리로 다시 앉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소련군을 끌어들였다.

시민·헝가리군이 소련군을 상대로 헝가리 전역에서 격렬한 시가전을 펼치며 반소(反蘇)를 외치자 너지는 28일 사태수습을 위해 바르샤바기구 탈퇴와 자유선거를 약속하고 30일에는 소련과의 협상 끝에 소련군을 일시 철수시켰다. 11월 1일 너지가 바르샤바기구 탈퇴와 중립화를 선언하자 소련군이 다시 국경을 넘었다. 11월 4일, 결국 2500대의 탱크를 앞세운 소련군에 다시 부다페스트가 유린되면서 3만2000명(서방측 추산)이 목숨을 잃고 헝가리는 다시 소련군 군홧발 아래 놓였다. 너지는 2년 동안 유고 대사관으로 피신했으나 소련의 속임수에 체포돼 처형됐다가 1989년 31년만에 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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