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금·달러 교환정지 선언한 ‘닉슨 쇼크’ 발표

↑ 리처드 닉슨

 

1971년 8월 15일, 닉슨 미 대통령이 “달러화 방위를 위해 달러화의 금태환(金兌換)을 90일간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세계가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이른바 ‘닉슨 쇼크’였다. “달러를 더 이상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는 닉슨의 선언은 4반세기 동안 세계 경제를 지탱해온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를 의미했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1944년 7월 미국 브레튼우즈에 모인 연합국 대표들이 ‘미국은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고 다른 나라 통화는 달러에 연동시키자’고 합의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자신이 만들어 세계경제의 번영을 지탱해온 ‘브레튼우즈 체제’를 미국 스스로 파괴하겠다고 나섰으니 미국으로서야 당연히 비통한 마음이었겠지만 만성적인 경제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마당에 이것저것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국내통화이면서 동시에 유일한 국제통화였던 달러를 마구 찍어 세계경제를 주무르던 미국 경제에 짙은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이었다. 베트남전으로 군사비가 증가한 데다 흑자에서 적자로 곤두박질친 무역수지가 원인이었다. 적자 누적이 달러 유출과 금준비고의 감소로까지 이어지자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미국은 결국 달러와 금을 떼어놓았고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마치 실 끊어진 연처럼 세계 환시장에 내던져버렸다. 이것은 타국의 통화 특히 무역흑자가 정착되기 시작한 일본 엔과 서독 마르크의 통화절상을 노리고, ‘브레튼우즈 체제’의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바꾸겠다는 포석이었다.

달러를 순식간에 ‘그림 딱지’로 만들어버린 닉슨의 긴급 경제조처는 결국 세계를 향한 선전포고였지만 어느 누구도 감히 미국에 항의하지 못하고 대책 마련에만 부심했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이른바 ‘스미스소니언 체제’다. 이는 1971년 12월 18일 선진 10개국 재무장관이 미국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격렬한 논의 끝에 새로운 국제통화조정협정에 서명한데서 출발한다. 협정에 따라 금에 대한 달러의 평가가 순금 1온스당 35달러(브레튼우즈 체제)에서 38달러로 7.895% 절하돼 주요국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절상되고 환율변동 폭이 상하 각 2.25%로 확대됐다. 고정환율제는 ‘닉슨쇼크’로 흔들리더니 급기야 1976년 1월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턴에서 개최된 IMF 제5차 잠정위원회에서 각국에 환율제도의 선택재량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완전히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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