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프랑스 잔 다르크 영국군에 잡혀 화형당해

백년전쟁이 한창이던 1412년 1월 6일 프랑스 동레미에서 태어난 ‘성녀(聖女)’ 잔 다르크는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지만 신앙심 하나 만은 누구 못지않은 농촌 처녀였다. 백년전쟁은 영국이 프랑스 왕위 계승권을 고집해 1338년부터 1453년까지 115년 동안 전쟁과 휴전을 반복하며 프랑스 땅을 황폐화시킨 전쟁이다. 잔 다르크에게 “나라를 구하라”는 신의 계시가 내려진 것은 13살이었지만 신은 4년을 더 기다리게 한다. 17살이 되어서야 몸을 움직인 잔 다르크는 곧 프랑스 국왕이 될 샤를 왕세자를 찾아, 흰 갑옷과 프랑스 왕가의 문장이 수놓인 군기를 전달받는다.

전선을 종횡무진하는 그의 모습은 좌절과 실의에 빠져 있던 프랑스군의 사기를 되살려, 프랑스 최후의 방어선 오를레앙을 해방시키고 기적같은 연전연승을 거둔다. 그러나 신도 은총을 거두었는지 영국군에 사로잡혀 1431년 5월 30일, 마녀로 낙인찍혀 산 채로 화형에 처해졌다. 19살이었다. 잔 다르크의 활약상은 셰익스피어의 사극 ‘헨리 6세’, 쉴러의 희곡 ‘오를레앙의 처녀’ 등 문학 곳곳에서 재현돼 역사를 뛰어넘는다.

라이프지가 ‘1천년 밀레니엄’을 일구어 낸 100인에 오르기도 했던 그도 한때는 기피인물 1호가 된 적이 있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그를 우상시하며 집회 때마다 동상을 앞세우고 행진했기 때문이다. 영국인은 지금까지도 잔 다르크(Jeanne d’Arc·아르크 사람 잔)를 고유명사로 인정하지 않고 ‘조운 오브 아크(Joan of Arc)’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부르며 분을 삭인다. 샤를 드골은 ‘찰스 오브 골(골 사람 찰스)’이라 부르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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