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창설

이스라엘 건국(1948년 5월)은 중동 지역에 세워진 새로운 화약고였고, 그 곳에서 쫓겨난 200만 여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금방이라도 불이 붙을 도화선이었다. 아랍인들은 1300여 년간 거주해 온 그들의 땅에 이민족·이종교 국가가 들어섰으니 심기가 편치않았을 테고, 기원전 15세기에 세워진 그들의 왕국에서 로마군에 쫓겨 유랑하다 2000여 년 만에 ‘약속의 땅’으로 되돌아온 이스라엘 사람들로서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충돌이 불가피했다. 건국과 함께 포성이 울렸지만 예상과 달리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의 70%를 차지하는 전과를 올렸다. 8년 뒤 다시 격돌했지만 또 이스라엘의 승리였다. 정규전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아랍인들은 새로운 투쟁방식을 선택했다. 테러였다. 1964년 5월 28일, 개별로 활동하던 게릴라 조직들이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됐다. 결성은 이스라엘을 불구대천의 적으로 삼고있는 이집트 대통령 나세르가 주도했다. 여타 아랍국들이 이를 승인하고 아마드 슈케이리를 초대 의장에 선출했지만 단결도 잘 안됐고 PLO의 권위도 불안정했다.

특히 ‘파타(FATAH)’로 불리는 전투적인 조직은 지도부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1967년 6일전쟁에서 또 이스라엘에 패하자 파타는 PLO를 강력하고 독립적인 군사·정치세력으로 변모시켰다. 1969년 2월, 파타는 아라파트를 PLO의 새 의장으로 선출했고, PLO는 아라파트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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