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북극 탐험가 프리드쇼프 난센 사망

1909년에 피어리가 북극점을 처음 정복했지만 북극 문을 처음 두드린 사람은 ‘진짜 바이킹’이라 불린 노르웨이 탐험가 프리드쇼프 난센이었다. 난센은 불굴의 탐험가로 또 외교관으로 다방면에 ‘최초’ 기록을 남겼다. 1888년에 52일간 썰매를 타고 세계 처음으로 그린란드를 동서로 가로지른 것도 난센이었다.

난센이 오랫동안 꿈꿔온 북극 탐험에 나선 것은 1893년 6월이다. 배는 유빙(流氷)에 대비해 자신이 직접 설계했다. 3년 만에 만들어진 배 이름은 ‘전진’이라는 뜻의 ‘프람(Fram)호’로 정했다. 난센은 북동쪽으로 배를 몰았다. 죽을 고비를 몇 차례 넘긴 1895년 3월, 1년 9개월 만에 북위 84° 4′, 동경 102° 27′ 지점에 내린 후 요한센 만을 대동한 채 개썰매와 카약을 번갈아 타며 인류사상 최초로 북극점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1895년 4월 8일, 그때까지 인간이 도달하지 못한 가장 북쪽 지점인 86° 14′까지 전진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하루 30㎞ 속도로 달려왔는데도 1주일 전보다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그들이 달리고 있던 얼음이 서서히 남쪽으로 흐른 때문이었다. 결국 북극점을 포기하고 발길을 되돌린 난센은 1년 여를 인근 섬에서 지내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는 영국 탐험대의 배를 만나 구조됐다. 1896년 8월, 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이미 노르웨이의 영웅이었다. 탐험가의 길을 접은 후에는 난민을 위한 인권 외교관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1차대전 후 러시아에 수감된 43만 명의 독일군 포로를 풀려나게 했으며 난민 신분증명서인 ‘난센 여권’을 처음 창안, 동유럽에서 방랑하는 러시아 난민을 도왔다. 이 공로로 192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1930년 5월 13일에 숨졌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