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티베트의 정치·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 인도로 망명

1959년 3월 31일, 티베트의 정치·종교 지도자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히말라야를 넘어 2600㎞의 대장정 끝에 인도로 망명했다. 그가 수도 라사를 떠난 것은 3월 17일이었다. 중국이 그의 궁에 포격을 가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지만 이미 중국과의 관계도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악화돼 있었다.

티베트는 18세기 이래 중국의 영향력 아래 놓였다가 20세기 들어 중국이 혼란한 틈을 타 일시적이나마 독립했다. 그러나 1949년 수립된 중화인민공화국이 티베트를 자국 영토라고 선언함으로써 그때부터 저항과 무력진압이 끊이질 않았다. 1950년 10월 중국의 티베트 침공 이후 달라이 라마는 1년 간을 베이징에 머물며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성과를 얻지 못해 ‘민주개혁’의 이름으로 공산화를 진행하려는 중국과 이에 항의하는 민중 틈에 끼어 고뇌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결정적으로 티베트인들의 감정에 불을 붙인 것은 1959년 3월 서쪽 잠무카슈미르에서 들려온 중국 군대의 무자비한 진압 소식이었다. 달라이 라마를 체포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자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고 이 와중에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를 탈출했다. 폭동은 1962년 3월이 돼서야 가까스로 진압됐지만 수만 명이 살해되고 10만 여명이 망명한 뒤였다. 이후 티베트는 1965년 시장(西藏)자치구로 승격되면서 한때 자치권을 부여받는 듯 했으나 1966년 시작된 문화혁명은 6200여 개의 라마사원을 파괴하며 티베트인들의 민족적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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