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인디언 최후의 전사 제로니모 숨져

1909년 2월 17일, ‘인디언 최후의 전사(戰士)’ 제로니모가 포로로 구금되어 있던 미국 오클라호마주의 포트실 요새에서 80세로 눈을 감았다. 이로써 미국의 서부개척 시대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제로니모의 원래 이름은 ‘하품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고야틀라이’였다. 그러나 멕시코 군인들이 기독교 성자 세인트 제롬을 닮았다며 ‘제로니모’로 불러 이름이 바뀌었다.

제로니모가 전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어머니와 아내, 3명의 자식들이 멕시코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하고부터였다. 전사로서 그가 보인 용기와 결단력은 그를 아파치족의 한 분파인 치리카후아족의 추장으로 우뚝서게 했다. 19세기 후반 지금의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 등 멕시코와의 접경지역에 주로 살았던 아파치족은 백인들이 “아파치와 싸우느니 차라리 애리조나를 그들에게 줘버리자”고 할 정도로 용맹한 부족이었다.

남북전쟁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 서부개척은 인디언들을 강제로 ‘보호구역’으로 몰아넣었지만 낯선 땅에 적응하지 못한 인디언들은 수시로 무력항쟁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싸움이 1876년 6월 수우족 추장 시팅 불이 이끄는 인디언연합군이 미 제7기병대를 격파한 리틀빅 혼 전투다.

제로니모도 보호구역에서 탈출과 체포를 반복하며 미국의 남서부 지역을 혼란에 빠뜨렸다. 5000명의 기병대가 5개월 동안 2600㎞나 추적했지만 신출귀몰하는 그를 잡을 수 없어 기병대가 오히려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1886년 8월 마지막으로 체포되어 ‘전사’ 제로니모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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