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5월 12일 오후 7시30분, 우리나라가 최초의 TV 방송 전파가 발사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는 필리핀·일본·태국에 이어 4번째 TV방송국 보유국이 됐다. 미국 RCA사의 한국 대리점을 맡고 있던 황태영씨가 설립한 방송국 이름은 ‘코캐드(KORCAD)’였다. 호출부호는 ‘HLKZ’였고 출력은 0.1kw로 미약했다.
이날 서울 종각 건너편의 RCA 빌딩 3층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첫 시험방송은 궁중 연례악 ‘취타’와 국악 합주곡 ‘수제천’이었다. 민속무용단의 ‘승무’와 백설희·현인 등 인기가수가 대거 출연한 쇼프로도 2시간동안 방송됐다. 이날 화신백화점 앞과 서울역 등에 설치된 TV를 처음 본 시민들은 한결같이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6월1일 본방송을 시작했으나 이마저도 처음 6개월간은 격일로 2시간씩 방송하다가 11월이 돼서야 금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2시간씩 방송했다. 쌀 한가마니가 1만 8000환이던 시절에 14인치 TV 수상기 한대 값이 34만환이나 됐으니 TV 수상기 보급도 기대에 못미쳤다. 300대 뿐이었다. 결국 재정난으로 소유권이 대한방송(DBC)으로 넘어갔지만 이마저도 1959년 2월에 원인모를 화재로 방송국이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 국영방송 KBS가 방송을 시작한 것은 1961년 12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