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이승만 대통령 한글간소화 특별담화

1954년 3월 27일, 이승만 대통령이 “3개월 이내에 현행 한글맞춤법을 버리고 구한말 성경 맞춤법으로 돌아가라”는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읽기에 힘이 들고 쓰기에 복잡하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이 대통령 개인의 불편함도 크게 작용했다. 1912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수 십년간 변화해 온 한글을 제대로 접하지 않다가 광복 후 본격 사용하기 시작한 한글표기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의 불편함을 내세운 이 대통령의 취지에 찬동하는 학자도 일부 있었지만 반대 여론이 더 많았다. 현재의 맞춤법이 복잡하다해도 구한말 성경에 사용된 맞춤법도 문제있기는 마찬가지여서 해결책이 될 수 없고 또 3개월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글 간소화 주장은 1949년 10월 이 대통령의 담화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때는 6·25전쟁이 논쟁을 가로막았었다.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은 1953년 4월 국무회의가 정부 문서와 교과서 만이라도 옛 맞춤법을 사용할 것을 일방적으로 결의하면서였다. 문교부까지 나서 반대해도 이 대통령이 뜻을 굽히지 않자 문교장관 김법린과 편수국장 최현배가 사임하며 반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담화가 발표됐고, 7월 3일에는 ‘앉았다’를 ‘안잣다’로, ‘좋지않다’를 ‘조치안다’로 표기하는 한글간소화 시안까지 발표됐다. 그러나 학자들은 물론 국회까지 나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자 결국 이 대통령이 1955년 9월 19일 한글간소화 추진 입장을 철회함으로써 8년간에 걸친 한글간소화 파동이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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