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 구석구석

경북 문경 주흘산… ‘산 우뚝 솟을’ 흘(屹) 자가 말해주듯 주변 산들에 비해 풍광 빼어나고 산세 웅장한 곳

↑ 영봉에서 부봉으로 가는 길의 뷰 포인트에서 바라본 북동쪽 모습. 백두대간의 하늘재가 양쪽으로 길게 늘어져있고 저 멀리 월악산의 주봉과 만수봉이 선명하다. 오른쪽 흰색 바위산은 포암산이고 하늘재와 월악산 사이에 송계계곡이 숨어있다.

 

by 김지지

 

☞ 총 21㎞(산길 16㎞, 문경새재길 5㎞) / 산행시간 11시간

☞ 코스

조령 제1관문(주흘관) → 여궁폭포 → 대궐터샘 → 주봉 → 영봉(주흘산) → 부봉 6개봉 → 동화원 → 조령 제2관문(조곡관) → 조령 제1관문 회귀

 

 

■후배와 함께 떠난 백패킹 산행

 

후배는 백패커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계절 가리지 않고 월 2회는 산 속 텐트에서 잔다. 나는 그에게 1년에 한 두 차례 백패킹에 불러줄 것을 부탁한다. 그래서 함께 했던 곳이 초급반 수준인 북한산 북쪽 노고산과 강화도 함허동천이다. 중급반 수준인 충남 홍성의 오서산 위에서도 하룻밤을 보냈다.

겨울이 다 지나가는 최근 백패킹을 요청했더니 강원도 정선의 두위봉(1466m)을 권한다. 그러나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무리 겨울이 다 지나고 4월 초라 해도 강원도 산골 1400m대의 고봉에서 밤을 보내는 것이다. 당연히 정상은 영하이고 잔설이 남아있을 것이다. 등정길 땅은 봄 햇살을 받아 질척거릴 것이다.

해서 경북 문경의 주흘산을 조심스럽게 청했는데 자신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며 흔쾌히 응한다. 마침 문경에는 서울에서 초중고를 함께 다닌 친구가 30년째 살고 있다. 문경 친구에게 일정을 얘기하니 무거운 배낭 짐을 일부 들어주겠다며 셰르파와 가이드 역할을 자처한다. 문경 친구의 지인도 동행했다. 주흘산의 백패킹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멀리서 바라본 주흘산 (출처 문경시청). 오른쪽이 주봉이고 왼쪽이 관봉이다.

 

문경은 명산의 고향이다. 백두대간 자락 중 110㎞가 문경 땅을 지난다. 산림청 등 몇몇 기관이 선정한 ‘한국 100대 명산’에도 주흘산, 조령산, 대야산, 황장산 등 문경의 4개 산이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문경의 명산 중 주흘산(1106m)을 첫 번째로 꼽는다. 주흘산(主屹山)에서 ‘산 우뚝 솟을’ 흘(屹)자가 말해주듯 주변 산들에 비해 풍광이 빼어나고 산세가 웅장하고 수려하기 때문이다. 문경읍내 뒤쪽에 불끈 솟아 있어 문경의 진산 대접을 받고 있다.

문경 친구 덕분에 주봉에 오를 때까지 후배 배낭 무게는 20㎏ 정도, 내 배낭은 15㎏ 이하였다. 서울을 떠나 점심 무렵 문경에서 친구를 만나니 도리실메기매운탕(054-571-8671) 집으로 안내한다. 그동안 산행기를 쓰면서 한 번도 음식점 이름을 올리지 않았는데 이곳은 가성비가 좋아 소개한다.

문경도 벚꽃 만발이다. 내 기억에 매년 벚꽃이 만발할 때 내린 봄비로 벚꽃이 우수수 땅에 떨어져 아쉬웠는데 올해는 봄비가 내리지 않아 벚꽃들이 전국적으로 무성하고 풍성하다. 새하얀 꽃잎을 보고 있노라면 눈 부시기까지 하다. 꽃이 질 때는 연초록의 잎새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두 번째 만개를 보는 듯하다. 

초입의 벚꽃

 

■조령 제1관문(주흘관)에서 주봉(1076m)까지

 

일정은 문경새재의 조령 제1관문(주흘관)에서 출발해 주봉(1076m)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영봉(1106m)과 부봉(917m) 6개봉을 거쳐 문경새재의 조령 제2관문(조곡관)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짜여졌다. 주봉과 영봉은 육산에 가깝고 부봉의 6개 봉우리는 암봉이므로 육산과 바위산의 매력을 두루 맛볼 수 있다. 예상 산행 거리는 문경새재 평지길을 포함해 18㎞ 정도다.

주흘산 등산로

 

본격적인 산행은 제1관문을 지나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서 시작된다.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1시 20분이다. 아직 완연한 봄이 아니어서 그런지 등산객이 드문드문하다. 초입부터 진달래가 반긴다. 다른 해였으면 진달래를 보고도 시큰둥했을텐데 올해는 유난히 진달래가 이쁘다. 가을 코스모스처럼 하늘하늘한데다 색깔이 순하고 산속에서 살짝 얼굴을 비치기 때문이다.

40분 정도를 오르니 이름이 섹시한 여궁女宮)폭포다. 4월 초인데도 20m 정도 높이의 시커먼 바위절벽 한가운데 세로로 갈라진 틈을 타고 물줄기가 힘차게 떨어진다. 폭포에는 하늘에서 일곱 선녀가 구름을 타고 내려와 목욕했다는 설과 여성의 하체를 닮았다는 설이 전해온다.

다시 50분을 오르니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인 혜국사다. 847년(신라 문성왕 8년) 법흥사로 창건되었으나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서 지냈을 때 은혜를 많이 입었다고 해 혜국사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혜국사에서 주봉으로 오르려면 계곡 건너 혜국사까지 가지 않고 혜국사 오른쪽 길로 올라가야 한다. 이후 급경사 길을 오르니 소나무 울창한 숲길이 이어지고 벼랑 위에 데크 휴게소가 조성되어 있다.

오후 4시 사계절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대궐터샘이다. 이곳 역시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자연적으로 조성된 옹달샘인줄 알았는데 문경 주민들이 땅에 파이프를 묻고 숯을 넣어 이물질이 섞이지 않게 간이 상수도 시설로 정비한 샘이라고 한다. 1960년대 까지만 해도 20여 가구가 대궐터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는 글을 어디에선가 보고 온 터라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마땅한 터를 찾지 못했다. 샘 뒤로 돌아보면 조령산이 우뚝하다.

여궁폭포(왼쪽)와 대궐터샘

 

대궐터샘부터는 문경읍 지곡리로 이어진 전좌문까지 급경사 데크 계단이 하염없이 이어져 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흘산의 백미로 꼽히는 주봉에 도착하니 오후 4시 45분이다. 들머리에서부터 3시간 30분이 걸린 셈이다. 주봉이 주흘산의 최고봉은 아니다. 주봉에서 1㎞ 정도 북쪽에 솟아 있는 영봉(1106m)이 최고봉이다. 그러나 산 아래 마을에서는 영봉이 보이지 않고, 산세도 주봉보다 못해 문경 주민들은 주봉을 더 신령스럽게 여겼다. 영봉보다 낮은데도 주봉으로 불리는 이유다.

 

영봉보다 낮은데 주봉으로 불리는 이유는

주봉 정상에는 ‘主屹山(1076m)’이라고 새긴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남서쪽 방향으로는 고깔을 덮어쓴 듯 뾰족한 형상의 관봉(고깔봉, 1039m)이 시선을 끌어당긴다. 관봉 왼쪽 아래로는 문경읍 상리 지역이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고 관봉 뒤쪽 멀리에는 작약산, 백화산, 뇌정산. 희양산 등이 4겹, 5겹의 산그리메(아스라이 보이는 산봉오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이며 주흘산을 향해 손짓을 한다. 주봉 동쪽으로는 운달산, 성주봉, 부운령이 내일의 일출을 예고하고 있다.

문경 친구들은 하산하고 후배와 둘이서만 텐트 치고 잠을 자는데 영하2도에 칼바람이다. 다행히 후배가 챙겨온 겨울용 침낭이 따뜻하다. 주봉 하늘에서는 무수한 별들이 누가 더 밝은가를 자랑하고 있고 저 아래 땅에서는 문경읍의 불빛이 도시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잠을 일찍 청하기 위해 섭취한 알코올이 그나마 효과를 발휘해 선잠 속 단잠이다.

주봉 표지석

 

관봉(고깔봉) 오름길

주봉 옆에서 바라본 관봉이 워낙에 깎아지른 듯 해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궁금했는데 다 길이 있었다. 문경새재공원 입구의 문경관광호텔이 들머리다. 관련 글을 읽어보니 초기에는 능선을 따라 등로를 이어가는데 별 무리가 없지만 된비알(몹시 험한 비탈)로 오르는 구간에서는 가쁜 쉼을 피할 수 없단다. 들머리를 출발해 하초리로 내려가는 갈림길까지 35분 걸린다. 그곳에서 다시 로프 걸린 지점까지 35분이고 주봉 정상까지 20분 쯤이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올라가면 되지만 마지막 난코스이자 산행의 백미 코스가 기다린다. 관봉에서 주봉으로 이어지는 칼날 마루금(산마루와 산마루를 잇는 선)이다. 바위지대 구간은 오른쪽 아래가 수십 길 낭떠러지여서 조심해야 한단다. 물론 등로가 절벽을 피해 안전하게 나 있어 무리만 하지 않는다면 별다른 위험은 없다고 하니 다음에 도전해볼 터이다.

주봉에서 바라본 관봉(고깔봉). 꼭대기 뒤가 뇌정산이고 그 왼쪽 가장 높은 봉이 백화산이다.

 

■주봉에서 영봉(1106m)까지

 

아침 6시 10분, 동쪽 운달산(1097m) 산릉 위로 해가 솟구치자 후배가 쏜살같이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장소에 자리를 잡는다. 백패커들의 공통점이 있다. 일출에 빠져있고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것이 매일 뜨고 매일 지는 일상의 일출과 일몰을 매번 찍고 매번 감동한다. 정신세계가 나와는 다른 종족들이다.

후배가 손을 호호 불며 텐트와 짐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백패킹이 나와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산에 올라 몸이 녹초가 되었는데도 부지런히 짐을 풀고 텐트치고 식사준비를 해야 하는데다 다음날 새벽 다시 짐을 챙겨야하니 보통 성가신 게 아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게 좋다며 주말이면 어김없이 전국 산하를 떠돌아다닌다.

주봉의 일출. 해가 뜨는 곳이 운달산이다.

 

짐을 챙기고 아침을 해결하고 영봉을 만나기 위해 주봉과 작별한 시간은 아침 7시 10분이다. 어제 문경 친구가 들어준 짐 중 일부가 내 배낭으로 옮겨져 어제보다 무겁지만 오름길이 아니어서 견딜만 하다. 사실 백패킹을 하려면 배낭 짐이 무겁다. 텐트와 침낭, 두 세끼니 먹거리와 식수 때문이다. 계절이 추울수록 더 무거워진다.

40분 정도 가니 영봉 50m 전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꽃밭서들을 거쳐 조곡골로 내려가 제2관문(조곡관)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영봉 길이다. 영봉 도착 전, 시야는 나뭇가지에 막혀있지만 틈새로 바라본 주봉의 모습이 삐죽하다. 주봉을 떠나 50분만인 오전 8시 영봉에 도착했다. 돌무더기 위에 ‘主屹靈峯(주흘영봉) 1106m’라고 적힌 표지석이 외롭게 서있다. 터가 좁고 숲에 갇혀 있어 사방이 탁트인 최고봉인데도 주봉보다는 권위가 없어 보였다.

영봉 정상 표지석

 

영봉에서 꽃밭서들~조곡골 거쳐 제2관문(조곡관)으로

주흘산 산행의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제1관문을 출발, 여궁폭포와 대궐터샘을 거쳐 주봉에 오른 뒤 영봉을 거치지 않고 주봉 아래 전좌문에서 조곡골로 내려가 꽃밭서들을 지나 새재길 제2관문에서 제1관문으로 회귀하는 길이다. 이 코스도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 코스에 영봉을 들르면 30분 정도 더 잡으면 된다.

영봉 아래 50m 지점의 갈림길에서 서쪽 지릉을 따르면 조곡골 방향이다. 급사면을 40~50분쯤 내려가 조곡골 본류를 건너면 평탄한 산길이 계곡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10분쯤 걸으면 꽃들이 만발한 ‘꽃밭’과 바위언덕을 가리키는 ‘서들’이 합쳐져 꽃밭서들로 불리는 조곡골의 돌무더기가 시선을 끈다. 너덜로 가득 찬 산사면에는 저마다 소망을 담은 아담한 돌탑들이 그득하다. 꽃밭서들을 지나면 길이 넓어지고 쉬엄쉬엄 30분이면 문경새재 고갯길과 만나는 제2관문(조곡관)에 닿는다. 제1관문에 도착하면 거리는 13㎞ 정도다.

 

■영봉에서 부봉(917m)까지

 

우리 코스는 영봉에서 하산하지 않고 부봉 6개봉까지 올라가 하산하는 것이다. 주봉에서 영봉을 거쳐 부봉 초입까지는 대부분 흙산이다. 작년 가을에 떨어진 낙옆이 수북이 쌓여 있어 발걸음이 편안하다. 가끔씩 열어주는 오른쪽 조망이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그 순간만큼은 설악산이 부럽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길이 나무에 막혀 그 멋진 풍광을 전체적으로 한 눈에 담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4월 초가 이럴진데 본격적으로 초록의 계절이 오면 그나마 거의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자연 그대로도 좋지만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두 세 군데 만들면 좋을 듯 하다. 명색이 도립공원 아닌가.

아쉬워하며 걷는데 8시 30분 쯤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영봉~부봉 길에서 북동쪽 조망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뷰 포인트다. 첩첩산중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려는 듯 가까이 백두대간의 하늘재가 양쪽으로 길게 늘어져있고 저 멀리 월악산의 주봉과 월악산의 만수봉이 선명하다. 지리산을 종주할 때 받았던 느낌이다. 오른쪽 흰색 바위산은 포암산이고 하늘재와 월악산 사이에 송계계곡이 숨어있다. 웅장하게 솟아 있는 월악산은 멀리서 바라봐도 역시 명불허전이다. 포암산은 어마어마하게 큰 화강암 절벽이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왼쪽으로 부봉이 드문드문 보이면서 흙산이던 등로가 암릉으로 바뀐다.

부봉 6개봉마다 거대한 통바위 산이 봉긋하게 솟아 있다. 시루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산 이름에 가마 ‘부釜’자를 썼다. 제주도 윗세오름에서 바라본 백록담 분화벽도 가마솥을 엎어놓은 형상이어서 별칭이 ‘부악(釜岳)’이다. 10시 못미쳐 부봉의 제1봉에 오르는 데크 계단 앞에 도착했다. 이후 10시 5분 부1봉을 시작해 11시 55분 부6봉까지 6개봉을 오르내린다.

부봉

 

바위 틈에 뿌리내려 질긴 삶 이어가는 소나무들

6개 연봉 중 가장 탁월한 조망대는 북한산 인수봉의 축소판 같은 3봉이다. 3봉 계단을 다 올라가면 “힘들었지 어서와 쉬라”는 듯 슬랩(표면이 매끄럽고 넓은 바위)이 기다린다. 펑퍼진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르는데 바위 사이에 쌓여있는 흙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가 홀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평생 온갖 비바람을 맞고 살아 45도 각도로 기울어지고 나뭇가지는 거의 땅에 닿아 있다. 제3봉에서 바라보는 월악산, 마패봉, 조령산, 백화산 등의 조망이 예술이다.

4봉은 올라가는 길이 없어 우회했다. 표지석도 1봉, 2봉, 6봉만 있고 나머지는 없다. 강원도 홍천의 팔봉산처럼 표지석을 아담하게 만들어 세워놓으면 좋으련만, 4봉도 올라갈 수 있도록 사다리든 뭐든 만들면 좋으련만 훗날을 기약한다. 5봉에도 소나무 한 그루가 바위 틈에 뿌리를 내려 질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부봉 6개봉은 오르내리는 시간이 2시간 남짓 걸릴 정도로 힘들긴 하나 데크 계단이 완벽해 초보자도 안전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문제랄 것도 없지만 코스에 약간의 이상이 생긴 것을 알게된 것은 부6봉에서 내려와 하산하던 중이었다. 일정대로 제2관문으로 내려오려면 부5봉에 오르기 전 왼쪽으로 난 길로 내려가야 하는데 막연히 부6봉을 넘어가면 제2관문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으려니 생각하고 넘어간 것이다. 이 때문에 무거운 배낭을 매고 문경새재 평지길을 2㎞ 이상 더 걸어야 했다.

하산길 촬영. 깃대봉(왼쪽)과 마패봉 사이 문경새재길 가장 높은 곳에 조령관(제3관문)의 모습이 점처럼 보인다.

 

부5봉에서 이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잠깐의 고민 후 부6봉행을 감행했을 것을 생각하면 사실 아무일도 아니지만 평지길에서 자꾸 그 생각이 났다. 결국 새재길의 제3관문 아래 동화원 부근에서 새재길과 합류한 후 5㎞의 평지를 걸어 내려왔다. 산길 16㎞와 합치면 총 21.4㎞다. 총 시간은 11시간 정도다.

동화원 부근에서 새재길과 합류했을 때 시간은 오후 1시 15분을 가리켰다. 이후 1관문까지 문경새재길만 1시간 20분을 걸었는데 평지길이 산길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대신 문경새재길이 호젓하고 멋진 길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은 수확이었다. 가벼운 복장으로 새재길만 다시 오고 싶어졌다.